사람이야기

안철수의 쟁점 - '성장동력'

파랑새호 2012. 9. 20. 14:28

안철수와 관련한 향후 쟁점은 성장동력이겠네요.

일단 자신이 진짜 진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이헌재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어제 안철수의 출마선언에서도 그렇고 노동문제가 빠졌다고 문제제기 하는 것 같습니다. 출마선언에서 노동문제가 빠진 것과, 노동문제를 등한시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주장은 무시해도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헌재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이헌재는 소위 모피아와 연관해서 우리나라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 사람이 안철수를 지원한다는 것은 안철수의 경제정책이 기존과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게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 이명박 정권의 경제핵심들은 대개가 모두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약간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참조 ; 한겨레 기사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552426.html)에 나온 바와 같이 상당수의 사람이 재벌개혁의 핵심을 금산분리라고 생각한다면(그러나 재벌개혁의 핵심을 금산분리로 생각하는 것은 아직은 컨센서스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헌재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헌재를 직접 만나서 얘기 해 본적은 없지만, 나이 드신 양반이 굳이 안철수 출마선언 하는 자리에 나온 것을 보면 최소한 [안철수의 생각]에 나와 있는 여러 경제관점에 대해 본인이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노무현의 실패로 언급한 것처럼 관료출신의 기용은 안정감은 있지만 혁신을 하기에는 어딘가 좀 부족합니다. 조직 장악력은 뛰어나겠으나, 획기적인 방안은 나오기 어렵겠죠.

 

사실 어제 안철수는 경제민주화만으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장동력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현재 한국경제가 분배로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은 박정희 시대의 저임금-저곡가에 기반한 보세가공 수출경제가 지속해왔습니다. 이것이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에서 주도한 금융자본의 등장으로 다시금 김대중 정부 이후 재편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직 일본이나 미국의 기술에 상당히 종속되어 있지만, 세계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부품조달을 하는 역할까지는 성장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즉 중국이 노동과 토지를 제공하여 수출한다면 우리나라는 어쨌든 약간의 독자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로서 핵심기술 외의 영역들에 대해 일정한 수준을 축적했습니다. 이것은 물론 김대중 정부의 아이티산업 전폭지원으로 일정하게 가능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정말이지 경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지속적인 분배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장동력도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만, 성장동력이라는 것은 상당히 애매합니다.

 

안철수는 기회 있을 때 마다 기업가 정신을 주장했습니다. 기업가정신이라는 것은 한 기업가의 창발적 노력이 일차적으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만, 기업가 정신이 실현되기 위해선 노동자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예를들어 안철수처럼 아이티 분야에서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고 칩시다. 이 바이러스 백신이 생산되고, 끊임없는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안철수 한사람 만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안철수의 몫이었으나, 그것의 생산, 유통, 유지 보수는 노동자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기업가 정신으로 중무장해서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드디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습니다만, 개발만을 목표로 삼는 기업가는 없습니다. 바이러스가 어디 특정 컴퓨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바이러스 백신도 바이러스처럼 확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업가정신을 벗어나는 문제입니다. 성장동력은 기업가정신도 필요하겠습니다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노동자의 참여가 결정적으로 필수적입니다. 더군다나 애플이나 삼성처럼 중국에 공장 짓고, 중국에서 노동자들이 자살하고, 아동노동으로 혹사하더라도 제품이 잘 팔리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가? 스티브 잡스 말이죠. 혁신을 위해선 물불 안가렸습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 미국 노동자들은 아이폰을 이용해서 노동운동도 할 수 있었습니다만, 실제 노동자에게 얼마만큼의 혜택이 돌아갔습니까? 이런 성장동력은 대개 다 일시적입니다. 물론 세계경제가 이미 일국에서 운영되는 것은 물건너 갔습니다. 백보양보해서 중국에서 공장짓고, 대만에서 부품조달하고,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디자인하고, 일본에서 기계들여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문제는 늘 한 국가의 경쟁력이 문제가 되고, 특정 국가의 지디피가 얼마인지를 거론하는 것이며, 한 국가의 실업률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활동은 세계적입니다만, 결국 수렴되는 것은 일국차원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성장동력의 전제조건은 자기완결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완결구조는 절대로 자본의 논리로서는 실현할 수 없습니다. 자본의 논리에서 중요한 것은 잉여가치의 실현이며, 잉여가치의 실현을 위해선 모든 것을 비용으로 판단합니다.

 

금산분리가 재벌개혁의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금산분리 필요한 것이고, 세계 추세도 금산분리에 대해선 흐름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필요한 것과 절박한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우리에게 재벌개혁의 핵심은 산업구조 개편이고, 문어발 정리가 우선 입니다. 재벌의 문어발을 개혁해야 중소기업이 삽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자기완결구조가 가능하고, 성장동력도 가능합니다. 미국의 애플이 금융을 갖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대자본의 논리는 결국 금융과 한통속으로 봐야 합니다. 금산분리만 해 봐야 성장동력 찾을 수 없습니다. 금산분리는 재벌개혁을 하기 위한 여러 범주중의 하나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직선제가 핵심이냐 삼권분립이 핵심이냐를 가지고 논쟁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통령직선제나 삼권분립은 민주주의라는 원칙이 적용될 때 나타나는 결과물의 각기 다른 영역입니다. 직선제와 삼권분립은 분리해서 추구해야 할 범주도 아닙니다. 궁극적인 우리의 과정은 사람들의 삶의 질에 있습니다. 삶의 질 확보를 위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고, 금산분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재벌기업의 일인지배체제를 문제 삼아야 합니다. 재벌의 문어발 확장을 문제 삼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성장동력을 재벌에게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물론 제품판매를 위해, 시장지배를 위해 연구개발을 중시하겠지만, 또 기업의 활동에서도 일정하게 혁신활동을 하겠지만, 경제를 책임지진 않습니다.

 

성장동력은 노동자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그들에게 자발성의 문화를 심어주고, 올바른 철학과 세계관이 사회의 주요 흐름으로 살아난다면 기술개발 일도 아닙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여타 모든 회사들의 기술개발, 품질관리 누가 했습니까? 다 노동자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성장동력 아이티분야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하드웨어가 좋지 않습니까? 성미급한 우리나라 사람들 인터넷 속도 좀 느려져 보세요. 난리 납니다. 또 영화산업이나, 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런 성장동력을 추진할 때는 추진 주체가 확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추진 주체가 빠진 성장동력은 말짱 꽝입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이 개판 오분전입니다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의 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성장동력은 분야의 문제가 아니고, 성장주체의 문제를 우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분야를 논의한다면 아마도 쉽게 결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