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롬니의 재산 2억5천만달러 – 너무나 축소한 금액이다.

파랑새호 2012. 10. 8. 11:24

 

미국공화당의 대선후보 미트 롬니(Mitt Romney)는 예전에 증권회사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돈도 상당히 많이 벌었구요. 아마도 롬니는 대표적인 금융자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사람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롬니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25천만달러로 제시하였습니다. 이에대해 윌리엄 코언(William D. Cohan)이라는 금융문제 칼럼니스트가 워싱턴 포스트에 이 금액이 너무 적다고 아주 상세하게 반박을 해 놨습니다. 윌리엄 코언은 주로 금융문제에 대한 책을 쓴 사람인데요. 대표적인 저서가 ‘The Last Tycoon’입니다. 최근에는 골드만삭스의 역사를 다룬 ‘Money and Power’를 썼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엔 이 사람 책이 번역이 안되어있습니다. 가능하신 분들은 읽어보실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언은 롬니가 제시한 재산총액은 그가 주로 1980년대와 90년대 증권회사에서 일하면서 번 돈이지만, 그의 재산 형성과정이나 그가 제시한 목록에서 이 금액을 정확하게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점에서 롬니는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고 썼습니다. (사실 25천만달러만으로도 역대 미국대통령 중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이랍니다.)

 

우선 롬니는 1984베인 케피탈’(Bain Capital)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15년간 일을 했습니다. 베인 캐피탈은 주로 스테이플즈(Staples ; 유명한 가구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던킨 도너츠, 도미노 피자 등의 회사에 대한 투자로 유명하답니다. 하나의 사례로서 1996년에 10억 달러어치의 증권을 사서 몇 달후에 7억달러의 차익을 보고 팔았답니다. 베인 케피탈은 이런 명성 때문에 당시 대부분의 증권회사가 받았던 수수료 2%, 성공보수 이익금의 20%라는 평균적인 조건보다 훨씬 높은 3%의 수수료에 30%의 성공보수를 받았답니다. 이런 조건이야 어쨌든 투자자들이 동의한 것이니까 문제삼을 수 없겠죠. 롬니가 돈을 많이 벌었구나 하고 추측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같은 시기에 롬니와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의 재산규모입니다.  사람이름이 죽 열거되는 데, 어쨌든 이들은 모두 10억 달러가 넘는 재산을 갖고 있고, 포브스 상위 400명중에 리스트가 들어 있습니다. 마가렛 콜린스와 리차드 루빈(Margaret Collins and Richard Rubin ; 이 두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아마도 그냥 이렇게 쓸 정도로 유명한 사람일 것으로 생각합니다)은 지난달에 롬니의 재산에 대해 확실하게 수 십억 달러일 것이다고 증언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롬니는 매사츄세츠 주지사시절에도 보스톤 출신 상위 50위 부자에 명단이 없었답니다. 이것은 그의 베인 캐피탈 동료였던 스티브 파글루카’(Steve Pagliuca)라는 사람이 41천만달러로 35위에 랭크되었던 것과 비교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썼습니다.(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더 빠를 겁니다.) 

 

롬니의 재산이 25천만달러인 것은 롬니측이 언론에 공개한 것입니다. 공개한 재산 내역에는 현금 3천백만달러, 25만달러~50만달러 가치의 금이고 이것은 베인 케피탈과 관련된 금융자산의 4분의1에도 못미칩니다. 그의 매사츄세츠에 있는 집과, 그의 자녀와 손자들 앞으로 해놓은 1억달러 가치의 절세용 신탁 등은 이 목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기타 약간의 자선기금, 강의료 수입 등이 있었습니다. 한편 롬니의 퇴직연금은 2천백만달러에서 12백만달러 사이의 가치라고 하는데 이것이 베인 캐피탈의 수익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이것을 대개 성공보수(carried interest)라고 하는 데, 롬니는 명목상의 가치로 이금액을 넣어 두었는데 이것이 향후 얼마나 큰 금액으로 변할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입니다. 롬니는 현재 수천만달러를 베인 케피탈과 골드만 삭스의 여러 헤지펀드 계좌에 넣어두었습니다만, 단지 백만달러 이상이라고만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2011년 년말정산 자료를 통해서 볼 때면 롬니의 자산은 얼마로 추정할 수 있는가?(이 내용은 우리나라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참조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9/26/0200000000AKR20120926072400009.HTML?did=1179m )2011년에 롬니는 월급과 여러 수입원으로 1370만달러를 벌었다고 나와있습니다. 우선 롬니는 3백만달러의 금리소득이 있습니다. 미국정부 채권과 기타 포트폴리오를 합쳐서 아무리 낮게 잡아도 이 정도의 이자소득이 나오기 위해선 최소한 15천만달러의 자산이 있어야 합니다. 롬니는 또 370만달러의 배당소득을 명기했습니다. 에스앤피 500지수를 기준으로 현재의 평균 배당소득율은 1.97%입니다. 이로 미루어 370만달의 배당소득이 나오기 위해서는 188백만달러가 있어야 합니다. 롬니는 또 9백만달러의 자본이득과 22십만달러의 자본손실 합계 680만달러의 순 자산매각소득(capital gains)을 명기했습니다. 이러한 자산매각소득은, 물론 현재의 자산 규모를 추정할 수는 없습니다. 또 연말정산 서류는 이 금액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는 없답니다. 아무튼 그렇다하더라도, 이런 추정으로 결국 15천만달러 + 188백만달러만을 합해도 롬니의 재산이 약 34천만달러가 된다는 것이죠. 자산매각소득과 관련한 것은 제외된 것입니다.

 

25천만달러라는 롬니의 재산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의 재산보다 훨씬 적은 금액입니다. 왜 롬니의 재산은 동료보다 이렇게 적은 것일까요? 물론 여러가지 설명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가 그의 동료보다 탐욕적이지 않았거나, 동료들에게 더 많이 나눠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베인 캐피탈이 평균보다 적은 수익을 올렸을 수도 있습니다.(이에대해 코언은 약간은 빈정거리는 투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언급합니다만, 그러나 신빙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죠) 어쨌든 간에 우리는 롬니의 재산규모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점만은 아직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코언은 정치적으로 롬니가 수십억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는 첫번째 대통령후보로 인식된다면, 이것은 평균적인 미국인들을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겠는 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 말은 결국 롬니가 대선을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줄여서 발표했다는 점을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죠. 물론 롬니는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위대한 투자자였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겠지만 말이죠.  

 

(출처 ; http://www.washingtonpost.com/opinions/mitt-romney-is-worth-250-million-why-so-little/2012/10/05/64128882-0c20-11e2-a310-2363842b7057_story_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