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경제연구소나 정부에서는 신용불량자들의 신용정리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면서, 한국경제의 침체가 풀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회복중에 있고, 조만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수치근거들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 인상했다는 사실은 국내경기침체가 아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경제는 수출주도형 경제이다. 한국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수출관련 기업이다. 한국의 모든 대기업은 수출과 관련되어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엘지, 에스케이 등등. 소위 수출관련 부문의 직장인들은 월급도 많다. 잘 나가는 직장인으로서 그들은(물론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겠지만) 한결 여유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가 있다. 반면 비수출관련 부문은 고용불안과 소비침체로 계속 허덕이고 있다. 오르고 있는 석유가격은 여기에 설상가상 형국이다.
국내경기수요를 '진작 '시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수출이 늘면 한국경제로 들어오는 돈이 많아야 되는 것 아닌가? 유감스럽게도 수출 혜택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내경기에 관심이 없다. 일부 국내에 돈을 쓰겠지만, 해외여행, 유학, 기타 수입을 위해서 돈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쓰는 돈은 지극히 필수적인 소비재를 위해 국한되고, 그나마 남는 돈은 은행으로, 증권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비수출부문의 상당수는 비정규직 노동자이거나 중소상인들이다. 중소상인들은 대기업의 공격적 마켓팅에 상처받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푼두푼 아끼는 행위에 상처받고 이리하여 오늘은 냉면집을 해보다가, 내일은 치킨집을 해보기도 하고, 김밥장사를 해보기도 하지만 업종을 몇번 바꾸면서 돈이 거덜나기 일쑤다. 그나마 수출부문의 돈있는 사람들은 국내에 쓰기 보다는 해외에 많은 돈을 쓰고 있으니 처음부터 그들의 돈은 바랄수도 없게 되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한 비수출부문의 대다수 노동자들은 그달 벌어 그달 먹고살기도 빠듯하다. 언론이나 길거리의 휘황찬란하고 멋있는 가게나 공연을 볼 생각은 할수가 없다. '세일'이라고 신문지에 끼여들어오거나 상품카다로그를 보내주는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면 좋겠지만 당장 내일이 아쉬운 판에 어떻게 쇼핑이 가능하겠는가?
그러므로 국내수요를 떠올리는 행위는 수출부문의 돈이 비수출부문으로 흘러들어가야 가능하다. 방법이나 정책의 형태가 무엇이건 이점이 핵심이다. 잘나가는 수출부문의 돈이 비수출부문으로 흘러들어가게 만들면 한국경제는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이 거의 없다는 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수출부문은 아직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고, 비수출부문에 대해 동정하거나 연민의 정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방법은 있는가? 필자가 볼때 그 단초는 중소기업을 키우는 것이다. 중소기업 우대정책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