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누가 왜 사금융을 이용하는가?

파랑새호 2007. 5. 21. 17:48

  금융감독원에서 발행하는 ‘금융감독정보 2007-18’에는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있다. ‘2006년 사금융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라는 제목의 글이 그것이다. 사금융이란 무엇인가? 최근 들어 유명연예인(가장 악질적인 사금융 광고는 바로 개그맨이 나와 “무이자, 무이자”하며 노래 부르는 광고, 마치 사금융 업체에서 무이자를 제공하고 있는 것 인양 착각하게 만든다)이 대거 등장하여 아무 때고 선전해대는 그 사금융이다. 총 5,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금융의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쁜 연예인이 나와 돈빌리라고 유혹하는 대표적 사금융업체 홈페이지)

 

  우선 사금융업체 중 등록된 업체를 이용한 사람은 32%에 불과하고 나머지 68%인 3,922명이 무등록업체를 이용하였다. 즉 우리나라 사금융은 아직 정부에 등록도 되지 않은 업체가 상당하며, 이들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연이자 상한선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사금융을 이용한 사람을 나이별로 보면 20-30대가 전체의 76%로 05년도의 68%보다 8%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사금융 이용계층은 바로 우리나라 장래 경제를 짊어질 20-30대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금융이용자의 67%는 신용불량자가 아니었는 데, 이는 제도권 은행의 이기적 신용등급 분류에 따라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신용불량자만 대출이 막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자체 선별한 기준에 의하여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대출이 막혀있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들어 현금서비스를 한도에 가깝게 이용한 사람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기피한다. 개인들은 신용카드 연체를 막기 위해 고이자를 납부하며 현금서비스를 막아보지만 은행에서는 그럴수록 신용등급을 강등시켜 버린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사금융을 이용하는 걸까? 이들의 대다수는 기존 대출자금 상환을 위해 사금융을 이용하고(41%), 또 가계생활자금을 위해 사금융을 이용한다.(39%) 즉 사금융이용자의 80%는 그야말로 살기위해 고이자를 어쩔수 없이 부담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정부는 이와같은 현상의 근본원인은 실직, 부도, 병원비마련 등 ‘생계형 급전마련’때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 져 갈수록 돈이 쪼들리는 데,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고리대가 그 무슨 별거 있겠는가? 사금융은 고리대이다.

 

  그리고 놀라지 마시라. 06년 사금융을 이용한 사람들의 평균이자율은 어느 정도이겠는가? 정부에 등록된 사금융 업체의 이자율이 연181%, 무등록업체의 평균 이자율이 무려 217%이다. 정부에 의하면 05년과 비교할 때 등록업체와 무등록업체간의 이자율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즉 등록업체의 이자율 상승) 이로인해 무등록업체 이용자의 81%, 등록업체 이용자의 65%가 법으로 정한 년평균 상한금리(연66%)를 초과했다고 우리나라 금융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감독원’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고리대가 판치는 경제는 절대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