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직장생활 열심히 해라”는 이야기의 의미

파랑새호 2007. 4. 26. 15:12

 

  직장생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른들이 종종 자식이나 후배들에게 표현하는 말이다. 지금까지 이런 발언에 대해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냥 으레 그러려니 하는 생각 외엔 사실 생각할 내용이라도 있는가라는 반문을 하면서.

 

  그런데 오늘 새삼 이 이야기에 깊은 철학적 배경이 있다고 생각했다.

 

  직장생활이란 무엇인가?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생업을 갖는 다는 것이다. 생업을 갖는 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일정한 회사에서 상품을 만들던 서비스를 제공하던, 어떠한 형태로든 노동을 제공 하고 있다는 말이다. 직장생활은 반드시 노동과 연결되어 있다. 노동을 통하지 않고는 우리 가족의 생계는 보장될 수 없고, 우리나라가 변할 수도 없으며, 그 어떤 사회의 변화나 발전은 없다.

 

  누구나 다 직장에 다닌다고 직장생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질병 속에서 고생해야 하며, 캄캄한 암흑에서 살아야 하고, 아무리 먼 거리라도 걸어가야 한다. 혹독한 신자유주의 체제라고 해서 이와같은 노동의 의미가 변하지는 않는다. 힘들게 일하지만 자신의 노동에 대한 커다란 긍지,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소외되고,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된다고 해서, 자본주의 사회 노동의 그 소중한 의미를 단 한번도 깍아 내린 적은 없다. 오히려 노동이 그만큼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노동하는 사람들이 비참하게 되는 사회체제를 해명한 것이다. 노동의 소중함이 어떻게 왜곡되는가가 바로 마르크스가 주목했던 내용이라 할 것이다.

 

  직장생활 열심히 하는 것은 곧 노동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자본가로부터 많은 잉여를 빼앗긴다 해서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의 노동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 시스템, 신자유주의라는 시스템이 아무리 우리의 노동을 비참하게 만들고, 쓸모없는 노동으로 몰아세운다 해도 우리들 스스로 노동의 소중한 가치를 깊이 간직해야 할 것이다. 나의 노동은 나를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타인을 위한 것이다. 나의 노동이 없다면 타인이 존재할 수 없다. 노동은 나를 있게 하고, 타인과 관계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다. 직장생활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는 곧 노동에 대한 긍지, 노동의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모두 직장생활 열심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