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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주가지수 비교(황당한 동아일보의 경제기사)

파랑새호 2007. 8. 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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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모기지 대출 가운데 서민들이 많이 이용한 비우대금리(Sub Prime) 적용 회사들의 몰락은 이미 여러 지면을 통해 예견되어 온 사태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금융자본의 앞뒤 안가리는 실적 지상주의가 필연적으로 초래한 결과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금융자본은 위험 회피 수단으로 한국과 같은 저개발국의 자산이나 금융거래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금융자본의 변동은 한국과 같은 저개발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여러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역시 용감했다. 기사의 핵심주제는 말하자면 미국의 금융시장이 큰 혼란 속에 있는데도 한국의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위 그림이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주가지수는 -2%이상 하락했는데, 한국의 주식시장은 단 0.2% 수준밖에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주식시장은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주가지수를 비교하면서 어떻게 단 하루만 비교할 수 있는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단 하루만 비교해서 동아일보의 주장을 뒤 엎을 수 있는 근거는 엄청나게 많다. 동아일보는 기사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인 사람들의 언급까지 인용하고 있으니, 이는 전문가들이 동아일보에 놀아나는 꼴이다.

 

동아일보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내용인지 다음의 표를 살펴보자.

 

  표. 미국, 일본, 한국의 2007년 6-8월 기간 중 주가지수

(참고 ; 등락율은 월초와 월말을 비교한 것이다)

(출처 ; [Economist] 6월부터 8월기간의 'Markets'에서 재인용)

 

우선 위 표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월초와 비교했을 때, 미국은 6월과 8월 각각 하락했다. 한국도 똑같이 6월과 8월 하락했는데 미국보다 훨씬 높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의 경우는 상황이 한국보다 더 안 좋다. 일본은 3개월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 동아일보의 기사는 황당하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보다 유념해야 하는 점은 다른 것에 있다. 즉 위 표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은 일본이나 한국의 주가지수 등락은 미국보다 훨씬 큰 폭이라는 점에 있다. 주가지수가 큰 폭의 등락을 나타낸다는 것은 그만큼 훨씬 ‘투기적’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투기적이라는 것은, 한국의 주식시장이 이미 교과서적 의미를 상실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들이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커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투기성이 강할 때 결국 자본의 힘에 의해 수익이 결판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의 주식시장은 자본이 연출하는 카지노를 연상케 한다.

 

전 세계의 경제가 이미 신자유주의 체제를 통해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선진국의 금융자본이 자신들의 수익과 위험회피를 위해 저개발국을 이용하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아일보는 단 하루의 주가지수를 비교해서 한국주식시장의 투기성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원래 보수는 무식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동아일보가 이렇게 조금만 더 신경쓰면 금방 드러나게 될 일을 무시하고, 투기를 더욱 부채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개미들이 빠져나가 자본이 손해를 입게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