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베네수엘라의 교육개혁

파랑새호 2007. 10. 19. 14:17

아래의 글과 그림은 [Economist] 2007년 10월 11일자 ‘Education in Venezuela, Fatherland, socialism or death’(베네수엘라의 교육, 조국,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의 번역문입니다. 잡지의 성격이 꼴통 보수이기 때문에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베네수엘라의 학교에서는 이제 “새로운 인간”을 창조해야 한다.

 

 

 

 

베네수엘라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원하는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그 학교의 색깔이 ‘적색’의 특징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것은 유고차베스 대통령과 차베스의 친형인 아단으로부터의 메시지이다. 아단은 현재 교육부장관을 맡고 있으며 예전에 마르크스주의 물리학 교사였다. 최근 언론에 유출된 549쪽에 달하는 교육개혁 초안에는 베네수엘라 교육개혁의 상세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개혁안은 역시 지난달 ‘학교의 해’ 선포식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이 불렀던 “ 조국,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이미지와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에서도 드러나 있다.

 

 많은 교사들과 중산층 부모들에게 교육개혁안은 사실을 왜곡하는 오웰주의 유령같은 느낌을 준다. 사립학교에 대한 정부개입의 두려움은 차베스 대통령 임기 초반 많은 사람들의 가두시위를 초래했으며, 쿠데타를 발생 하게한 요인이었다. 그 당시 차베스정부는 학생들을 교조적 이념에 매몰시키려 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차베스 형제는 이제 새로운 교육계획의 목적은 “새로운 인간의 형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개혁 초안에는 쿠바혁명 초기 체 게바라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인간”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새로운 인간”은 물질적 동기보다는 도덕적 동기에 의해 활동한다. 쿠바 사회주의 정부는 수십년동안 이런 망상같은 목적을 추구해 왔다. 이제 베네수엘라의 동지들도 똑같은 과정을 추진하려 한다. “개인주의, 자본주의, 이기주의라는 오래된 가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차베스는 말한다. “새로운 가치는 반드시 창조되어야 하며, 그것은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베네수엘라 정부는 교육개혁 초안의 존재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초안의 내용은 이미 여러 가지 공식적인 언급으로부터 구체화 되고 있다. 학생들은 “자본주의가 제국주의와 연결된 것으로서, 세계지배 체제”라고 배워야 한다. 학생들은 해방운동에 대해서도 배워야 하는데, 다만 사회주의 해방운동에 국한된 것이다. 라틴아메리카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안데스 경제공동체(the Andean Community)를 탈퇴한 이유도 배워야 한다.; 차베스는 안데스 경제공동체가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탈퇴했다.

 

베네수엘라 교육부에 의하면 이미 15만명의 교사들이 최근 차베스가 “적색, 진짜 적색”이라고 언급한 새로운 “볼리바르주의 교육체제”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을 이수했다. 그러나 교사들 대부분은 아직 혼란스러운데, 왜냐하면 교육개혁 커리큘럼을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교육개혁에 의한 새로운 커리큘럼 점차적으로 공립학교에서 채택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내년에는 사립학교에도 적용될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거의 1/5에 달하는 아동들은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굳이 사립학교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차베스대통령은 만일 사립학교에서 새로운 커리큘럼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공립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늘 혁명을 뿌리내리기 위한 핵심적인 요인으로서 교육을 강조해 왔다. 그는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개혁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월의 대통령 선거기간 내내 차베스는 사회의 여러 가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국가의 여러 기구를 장악하여 이탈리아 마르크스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가 언급했던 사회주의 “헤게모니”로 자본주의를 대체할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차베스는 자본주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기본적인 매개체로서 교회, 학교, 언론을 언급했다.

 

2007년 5월 차베스는 반정부TV에 대한 방송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가톨릭교회가 사립학교에 대한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육개혁은 다른 두 가지 매개체에 대한 개혁을 한방에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에서도 가톨릭교회의 교리는 포함되어 있지만, 그러나 더 이상 강제할 수는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