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문국현은 단일화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파랑새호 2007. 12. 6. 12:03

먼저 나는 지금까지 정동영의 입장에서 주장하거나, 혹은 정동영을 지지하기 위해 글을 쓰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 없다. 액면 그대로 내가 주장하는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단일화,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문국현 후보는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단일화를 하겠다고 제안해 놓고 실제 단일화를 진행시키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 원로 운운하면서 모든 것을 일임한 듯이 주장하지만, 언론기사만 보면 시기문제, 토론 방식의 문제 등에 대해선 위임하지 않았다. 부재자 투표를 넘겨서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사실상 하지말자는 이야기이다. 내가 생각할 때 단일화의 마지막 시한은 12일이다. 12일 이전에 단일화를 할 의지가 없다면 단일화 하나마나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 문제를 시민사회에 위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가? 시민사회 원로 백낙청은 문국현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라”고 요구했다.

 

토론해서 단일화하자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TV토론을 TV방송에서 승인할지 모르겠다. 또한 TV토론 했으면 됐지 무슨 권역별 토론인가? TV토론이 안된다면 권역별 토론 1회 정도면 충분하다. 토론 1회에 하루 걸린다. 토론 1회마다 하루 걸린다고 봤을 때 문국현이 주장한대로 하면 저절로 16일이 될 것이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부재자투표는 확실하게 넘겨서 단일화되는 꼴이다. 이것은 사실상 단일화가 아니다. 단일화해야 할 의미가 없어진다.

 

문국현은 이런 점들을 볼 때 단일화에 사실상 생각이 없다. 문국현의 단일화 제안은 현재로서는 ‘위장’이다. 문국현이 이렇게 위장된 단일화를 제안한 이유는 무엇인가? 본인은 생각이 없는데 밀려서 했기 때문이다. 본인은 하기 싫은데 떠밀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년 총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문국현은 이번 대선보다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둘 것이다. "독자정당으로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자. 그를 위해 이번 대선에서 문국현이라는 ‘상품’을 최대한 홍보하자." 자신의 경력과 생각을 충분히 국민들에게 전달한다면 쉽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살신성인'이나 '진검승부'로 생각해야 할 근거가 전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사람들이 문국현을 몰라서 지지율이 낮은 것은 아니다. 지금 앞에 둔 과제를 회피하면서 나중에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문국현은 정치판에 이제 처음 들어온 사람이다. 속된말로 ‘초짜’이다. ‘초짜’는 ‘초짜’답게 순수해야 한다. 문국현은 너무 노쇠한 정치인 티를 내고 있다. 아예 대놓고 이야기해라. 내년 총선에서 독자정당으로 갈려고 하기 때문에 단일화하기 싫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