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지음, 창비, 2008년
신경숙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사람의 정서를 풍부하게 해준다. 눈물을 찔끔거리는 상황을 만든다. 나는 비록 ‘엄마’가 중1때 돌아가셨으나, ‘엄마’생각이 났다. 나는 엄마에게 정말 오로지 받기만 했다. 준 것이 없다.
‘가족’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며, 가장 오랜 시간을 만나는 사람들이다. ‘나’라는 단어에 자각하고 집착해도 가족은 늘 ‘나’를 떠나질 않는다. 한때 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야 사회가 제대로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 나는 ‘가족’에 충실해지고 싶다. 그렇다고 애 들을 위해서 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사람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을 뿐이다.
얼마 전에 만난 어떤 여자는 나에게 “여자에게 늙어서 필요한 3가지는 돈, 친구, 큰딸인데, 남자에게는 마누라, 집사람, 와이프가 필요하다”면서, “나이가 들면 남자는 비오는 날 아스팔트 위에 붙은 나뭇잎처럼 부인 옆에 착 달라붙어 아무리 빗자루로 쓸어내려 해도 떨어지지 않는 존재”라고 했다. 무언가 변명할 말을 찾는데
들을 생각도 하지 않기에 말하지 않았다.
지금 내 나이가 4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사람 사는 것에 대해 조금씩 느낀다. 이념, 지식, 철학, 문화와 경제적 지위와 그 모든 것이 사람을 통해서 드러나지만, ‘사람’에게는 이런 범주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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