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연극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2편(번역문)

파랑새호 2009. 5. 6. 13:00

원문 ; [民医連医療] 2009년 5월호 60쪽, "思想を 超える 社會的 正義感,、クリント・イーストウッド の ‘チェンジリング’ と ‘グラン・トリノ’

 

저자 ; 山田和夫(야마다 카즈오, 일본의 좌파계 영화평론가, 오오사카 출생, 토쿄대학 경제학부 졸업, ‘전함 포템킨’방영운동으로 유명하다.)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의 신작 2편이 차례로 개봉되었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체인질링](2008년)과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아울러 맡은 [그랜토리노](2008년)이다. [체인질링]은 1928년에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실종된 9세 아들을 찾아나선 엄마를 소재로 하고 있고, [그랜토리노]는 한국전쟁을 경험한 노인이 이웃의 중국계 가족과 어울리며 정의감을 드러낸다. 성숙한 직업기능, 동요하지 않는 의지와 개성이 발휘된 수작이다.

 

 

이스트우드의 개성 있는 발자취

이스트우드는 TV씨리즈 [로하이드]나 이태리의 마카로니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등으로 스타에 올랐다. 돈 시겔 감독의 [더티하리](1971년)에서는 초법적 폭력으로 '정의'를 추구하는 형사 캐릭터를 만들었고, 4번째 시리즈(1983년)에서는 감독을 맡게 되었으나, 주연, 제작, 음악과 기타 다양한 역할을 하였다.

 

1986년부터 2년간 공화당의 카멜 시장을 역임했다. 그는 보수적 신념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작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할리우드의 다수 리버럴리스트들이 오바마를 지지하자, 굳이 멕케인 지지로 돌아섰다. 그러나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작품경력을 살펴보면 초법적폭력을 시인하는 [더티하리]시리즈에서도, 절대로 악을 용납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받은 서부극 [용서받지 못한자](1992년)에서는 불행한 창녀들의 입장에서 폭력배를 징벌한다. 약자를 동정하고, 강자의 횡포를 미워하는 클린트이스트우드 다운 정의감이 빛난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에 빛나는 [미스틱 리버](2003년)에서는 성직자나 경찰관의 소년학대를 폭로하고, 또다시 아카데미상을 받은 [밀리온달러 베이비](2004년)에서는 챔피언에 오르기 직전에 좌절하는 소녀복서의 피눈물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온 편지]의 2부작(2006년)에서는 이오지마의 승리를 전시채권모집에 이용하는 군대와 살아남은 병사들의 악몽을 대비시키고, 제2부에서는 전쟁의 패배자인 일본병사의 고통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이스트우드는 분명히 "우파"이지만, 비겁한 행동이나, 약자에 대한 추악한 괴롭힘, 권력자나 부자의 자기중심주의는 용납하지 않는 일관된 정의감을 추구한다. 이런 점이 "좌파"진영의 할리우드 리버럴을 놀라게 하는 것이지만, 과감한 권력비판, 체제고발을 드러낸다. 신작 [체인질링]과 [그랜토리노]는 클린트이스트우드의 특징이 잘 드러난 감동작이다. 이런 그의 사상적 특징으로 미뤄 볼 때 할리우드의 거장 죤 포드를 떠올리게 된다. 죤 포드 또한 소박한 "애국자"였고, 제2차 세계대전부터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까지 미국이 참여한 전쟁에는 충실하게 봉사했다. 서부극의 "기병대"에서는 군국주의적 성향이 빈번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시원시원한 남성적 특징과 인간적인 정의감은 포드 영화의 인기를 지속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포드 자신은 약자들의 투쟁에 공감하고, 강자에 타협하는 비겁함에 반대하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미국 영화에서 가장 진보적인 노동자영화라고 말해지는 [분노의 포도](1940년)가 포드의 최고 걸작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확고한 것이다. 포드적 특징을 완전히 이어받고 있는 것이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이다.

 

 [체인질링]

 

[체인질링]의 고발

[체인질링]의 영웅, 크리스틴 콜린즈(안젤리나 졸리)는 로스엔젤레스의 전화국에 근무하는 싱글맘이다. 1928년 3월의 어느날, 회사에서 귀가했으나 9살 된 아들이 사라졌다. 필사적으로 찾아보지만, 아들의 소식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경찰의 수사도 별무신통이었다. 스스로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던 5개월 후에 갑자기 '아들이 나타났다'고 경찰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러나 그녀앞에 경찰이 데리고 나타난 소년은 아무리 봐도 아들이 아니었다. 그녀는 아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지만, 경찰은 그녀가 비정상이라고 판단하고, 결국에는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한다. 당시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직권남용과 부패로 정평이 나 있었으며, 그런 경찰을 비판하는 브리그랩 목사(죤 말코비치)가 크리스틴의 용기를 지원하고 시민들과 함께 행동한다.

 

여기에서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엘에이 경찰의 비열한 수법, 당시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여 시민에게 가한 폭력성이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흔한 경우였지만, 권력에 대해 저항하는 사람을 정신병으로 매도하고,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는 정신병원에 감금시킨다. 비인간적인 학대와 고문이 지속되는 상황을 "치료"라는 미명하에 "환자" = 희생자를 폐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경찰에 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녀의 편에선 전직 창녀의 존재가 이스트우드 다운 발상이다. 전직 창녀는 손님으로 온 경찰관의 폭행에 저항하여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이런 과정에 끔찍한 아동연쇄살인사건이 드러나고,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안젤리나 졸리가 열연한 크리스틴의 모성애, 모성애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저항정신이 가슴에 파고든다. 이 영화는 모성애에 대한 찬가이지만, 조금도 타협하지 않는 권력에 대한 고발이다.

 

노병과 전쟁의 트라우마 ~ [그랜토리노]

[그랜토리노]는 이스트우드 자신이 직접 연기한 노인 월트 코왈스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1950년대 한국전쟁에 참여했고, 인민군 소년병을 살해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로 인하여 주변 이웃을 멀리하고, 교류도 단절하면서 고립된 채 생활하고 있다. 그가 좋아하는 고급차(그랜토리노)가 어느날 저녁 도단당할 뻔 한다. 범인은 이웃의 중국계 주민의 아들인 타오였다. 다음날 이웃집 사람들이 월트의 집으로 찾아오고 타오는 용서를 위해 무언가 봉사를 해야 한다고 월트에게 말한다. 타오의 누나 (아니 허)와 월트의 마음이 통하게 되고, 월트는 타오와 함게 어울리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타오의 주위에는 중국계 주민의 불량소년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월트에게 도망간 타오나 수에게 협박을 하고 폭력을 행사한다. 월트는 고민하고 마음을 결정한 후 타오와 그의 누나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옮긴다.

 

 

 

이때 월트와 타오를 중심으로 하여 차분하고 흉허물 없는 인간관계가 발전하고, 컴퓨터그래픽의 인공적인 액션이 눈에 익숙한 상태로 강렬하지 않은 채 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본래 인간드라마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설득력이 풍부한 인간다움의 표현이다. 이스트우드의 원숙한 연기의 매력, 차분한 풍격 속에 영화제작의 기본에 입각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결정적인 표현은 마지막에 가서 불량소년들과 대결하는 장면이다. 도대체 무엇이기에 결정적인가? 독자들에게 내용을 전부 이야기하면 보는 즐거움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쯤에서 내용이야기는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

 

이스트우드는 사회적 행동을 기준으로 할 때 소위 리버럴리스트는 아니다. [미스틱 리버]의 숀펜과 팀 로빈슨이 아카데미상을 받을 때, 할리우드 우파는 경악했다. 숀펜도 로빈슨도 부시의 이라크 전쟁에 공공연하게 반대했던 할리우드 리버럴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체인질링]과 [그랜토리노]가 그렇다.

 

 이스트우드의 보수적인 철학이나 사상을 뛰어넘는 사회적 정의감의 추구는 진실로 현대의 죤 포드적 충격력에 비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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