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문재인에게 남은 대선 과제

파랑새호 2012. 12. 6. 10:10

이번 대선에서 근혜를 이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고민해보지만,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선 진보진영 내에서 박근혜를 이기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라고 의견통일이 안되어있습니다. 독자후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자후보라고 나선 사람들이 일정한 지지를 받지도 못하고 있어서 대세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대중들이 지지하지 않는 진보는 그 존재가치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당면 문제는 문재인 후보의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는 무엇입니까? 문재인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는 이야기 했는 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문재인이 언급한 새로운 정치의 실체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점과, 현재의 민주당과는 다른 정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안철수와 합의한 새정치 선언에 대해서도 토론회에서 이견이 있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구체성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실패와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는 한통속이라는 주장도 그렇게 설득력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어쨌든 박근혜는 이명박과 일정한 대립을 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일정한 개선도 약속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박근혜가 더 낫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또 정권교체가 미국식의 정권교체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명목상으로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 같으나 사실에 있어서는 국민을 지배하는 정치가들의 양대 카르텔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가 보다 확실한 새정치의 내용과 형식을 제시하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주주의의 보다 완전한 실현 이것의 시금석은 일단 사법, 행정, 입법, 교육의 모든 주요 기능을 국민의 손으로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행정과 입법교육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국민의 직접투표로 그 대표를 뽑고 있습니다. 대법원장과 주요 법원장, 검찰총장과 주요 검사장에 대해 국민의 직접 투표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아니면 최소한 입법부의 청문회가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청문회의 대상이나 청문회의 형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모든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정부투자 공기업의 대표에 대해서도 청문회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임명된 뒤에도 소환권이 있어야 합니다. 소환을 위한 청문회가 필수적이며, 모든 영역에 걸쳐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는 제도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현재 소환권에 대해서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입법부의 기능과 권한은 대폭 강화하면서, 급여 외의 금전지원은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정치개혁은 사람들에게 다르다는 확실한 인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기능의 모든 영역에 대한 국민의 직접선출 혹은 직접선출에 버금가는 제도수립과 소환권이 향후 정치개혁의 초점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노동의 강화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근로기준법상의 유연근무제도, 경영상의 해고 등이 대폭 개선되어야 합니다. 노동조합 강화를 보장해야 합니다. 노사정위원회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의 지원 문제입니다. 안철수 캠프와 안철수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안철수 캠프는 계속해서 문재인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고, 안철수는 구체적인 지원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사자가 하기 싫은데, 누가 강제하겠습니까? 누구 말처럼 쿨하게 문재인을 지원하자고 한 두사람이 안철수에게 이야기했겠습니까? 안철수 캠프의 구성원들을 봤을 때 아마도 수 십번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지금과 같이 미적지근한 상태입니다. 더 이상은 안철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입니다. 안철수는 어차피 정치를 하겠다고 한 만큼 그냥 놔두는 것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떠밀려 지지해본들 국민들이 판단못할 바보들도 아니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까 걱정입니다. 이젠 문재인 후보가 본인의 힘으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번 대선 공약의 핵심이 복지이고, 복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의료보장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문재인이 당연히 지지율 1위에 올라섰어야 합니다. 그러나 문재인의 지지율은 박근혜와 약 5%의 격차로 밀리고 있습니다.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용으로 무언가 충족되지 않는 한, 이 상태가 지속될 것은 뻔한 일입니다. 다른 무언가의 내용은 정치개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제도의 변화가 없이 경제민주화는 지속 될 수도 없고, 아마도 5년이라는 임기안에 논쟁하다가 끝날겁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경제민주화를 확실하게 담보하는 정치제도의 변화를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정치제도의 변화의 핵심은 국민의 직접선출 혹은 그에 버금가는 제도수립과 감시기능 강화, 소환권의 수립에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