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금연을 시작한지 15일이 지났다. 술마실때 담배가 피고 싶어 눈이 돌아가고, 입에서는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 모양을 내어 땡기며, 창자는 비뚤어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 허허 담배가 이렇듯 나의 의지를 시험하니 기호품이라고는 하나 인생의 큰 의미라도 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의사들은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 의지가 중요하죠 " 아, 그렇다면 담배를 끊지 못하면 의지가 약한 인간이란 말인가? 나는 예전부터 의지가 약해빠진 대표적인 사람이었는데, 이제 다시 그와같은 본질이 드러날까 두렵기만 하다. 니코틴 패취는 금단증상을 없애준다고는 하나 어찌되었든 니코틴이 계속 주입되는 것이라서 나는 '은단'을 선택했다. 지금 은단이 없으면 담배를 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는 한 중국사람이 담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으나, 박지원 자신은 이에대해 어떤 평가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연암 자신도 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 담배로 말하자면 만력(萬曆, 1573-1619) 말년에 절강 지방에 두루 유행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막히도록 하고 취해 넘어지도록 만드는 천하에도 몹쓸 풀이라 할 수 있을 것이오, 입에 맞거나 배를 불릴 음식이 아닌데도 금싸락 같은 곡식과 맞잡아 일등 옥토에서 재배하여 부녀자와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고기보다 더 좋아하고 밥보다도 더 즐겨 쇠붙이와 불로써 입에 처 물리는 버릇이 생겼으니, 이것도 역시 세상 운수라고 해야 할지."(열하일기 중 42쪽, 보리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