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유고 차베스

파랑새호 2006. 1. 31. 15:03
LONG
"첫째, 베네수엘라 혁명과정은 선거전투에서 차베스의 압도적인 승리로 시작되었으며, 반대자들의 모든 도전에도 불구하고 정부기구를 통한 발전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 차베스 이전의 페레스 정권에 반대한 군사 쿠데타를 조직했던 군인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셋째, 베네수엘라 발전을 위한 주요 사항중의 하나인 부패문제가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넷째, 베네수엘라 혁명은 정치적 전위정당에 의해 주도되지 않고 있다. 다섯째, 베네수엘라 혁명은 이념적으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베네수엘라 혁명은 지도이념으로써 마르크스주의 보다는 볼리바르주의가 채택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베네수엘라 정치과정에 대하여 "이것이 과연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의심을 하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혁명이 아니라면 "반혁명이 왜 발생하겠는가?"하고 허네커는 반문하고 있다.
 
  차베스는 사관학교 시절 중국의 마오쩌뚱의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차베스는 마오의 " 전쟁의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기계나 총, 비행기, 탱크가 아니라 기계를 다루고 있는 사람, 무엇보다도 기계를 통제하는 도덕적인 사람이다"는 문장과, "군대에게 있어 민중은 물고기에게 있어 물과 같다"는 두 가지 내용에 감명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차베스는 무장투쟁을 포기했는데 그것은 베네수엘라의 특수상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게릴라들과의 전투에서 게릴라나 정부군이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에 의하여 증오나 복수가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 결코 민중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차베스는 "사회는 3종류의 구조를 갖고 있다. 정치적 법적 구조(수용체), 사회경제적 구조(내용), 이념적 구조(환경)"라고 말하고, "베네수엘라의 경우 정치적 법적 구조가 가장 취약했으며, 우리는 그것을 우선 공격했다"고 자신의 혁명전술에 대하여 밝히고 있다. 또한 정치적 법적 구조에 대한 공격은 소위 "제헌의회"라는 틀을 통해서 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참여를 촉진시켰으며, 미국에 빌붙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운 세력들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혁명은 경제개발, 사회복지 프로그램, 대중조직화과정에서 군대의 광범위한 참여가 특징이며, 이는 대중이 조직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베네수엘라의 특수한 조건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임을 강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혁명이 궁극적으로 '혁명적 과정'이 되기 위해선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혁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서도 차베스는 "우리가 문제의 심장에 도달했다면, 그것은 아마도 베네수엘라의 사회경제구조의 핵심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사회경제적 진보를 달성하지 못했다. 사회경제구조는 정치적-법적 구조와는 매우 다르다. 불과 2-3년내에 사회경제구조의 심오한 변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사기이다. 특별히 평화로운 방법으로, 헌법에 의해 엄격하게 제한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다. 만일 우리가 무장투쟁이라는 방법을 취했다면, 혹은 선거승리 이후에 폭력이나 독재를 사용했더라면 은행을 국유화하고, 많은 사유재산을 몰수하고, 구 정부의 지배세력을 감옥에 보낼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지 않았다. 조용한 경제적 변화는 조금 더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베네수엘라 혁명의 첫번째 국면은 법적 - 정치적 구조에 대한 문제이고, 그 결과가 아직 판명되지 않았으며, 진행중에 있다. 사회경제구조의 관점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달성한 것이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외채를 갚지 않을 것이라는 외국 금융자본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하면서 "아직 우리는 외국의 협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 댐건설, 각종 도로나 사회간접자본, 석유정유시설 등에 대한 외국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는 입장에서 외채상환 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질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차베스는 비무장투쟁, 남미 독립의 지도자 볼리바르에 대한 존경, 경제개발 과정에 대한 군대의 광범위한 참여와 대중동원, 헌법제정을 통한 정치제도의 민주주의적 재편,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비판과 전술적 참여 등을 통해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베네수엘라를 혁명의 과정에 돌입시켰다. 마르크스 - 레닌주의의 고전적 방법론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차베스를 이단아나 혹은 제3의길을 주장하는 수정주의로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차베스는 미국의 패권과 신자유주의 질서를 강요하는 현재의 상황, 더군다나 사회주의가 몰락한 작금의 세계에서도 혁명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를 넘어선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혁파하는 진정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ARTICLE

 

 

[Understanding the Venezuelan Revolution ] Hugo Chavez talks to Marta Harnecker, Translated by Chesa Boudin, Monthly Review Press, 2005, Newyork.

 

 세계적으로 유명한 꼴통보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차베스에 대하여 "베네수엘라의 유고차베스는 후지모리가 이미 페루에서 했던 것처럼 자신의 임기를 민주주의적 기구와 법치국가를 해체하는데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개인인가 공동체인가',프랜시스후쿠야마, [세계화 이후의 민주주의] 평사리, 2005, 28쪽)차베스를 후지모리와 동일한 내용의 정치가로 판단하는 그의 어리석음은 둘째로 치더라도 도대체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에 대한 그의 생각은 무엇인지가 의심스럽다. 한편 전북대학교의 정외과 교수 송기도는 유고 차베스에 대하여 "차베스 혁명이 이미 시작되었으며,,,새로운 미래에 대한 베네수엘라 민중의 희망과 바램이 차베스의 두어깨에 걸려있다"고 평가했다.('차베스 혁명과 신베네수엘라', [권력과 리더십 2],송기도, 인물과 사상사, 1999년, 서울, 46쪽) 프랜시스 후쿠야마 보다는 훨씬 객관적인 평가이며, 사실에 입각한 내용이다. 예전부터 우익의 꼴통보수들은 사실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데 익숙하다.

 

 위의 책은 차베스의 사상, 정치노선, 베네수엘라가 시도하고 있는 각종 정책에 대해 차베스와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있다. 차베스와 인터뷰한 Marta Hernecker는 책의 서문에서 베네수엘라 혁명과정에 대한 특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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