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자유주의 대안

파랑새호 2006. 6. 24. 10:25

[ 자유주의의 재검토 ] 후지와라 야스노부, 이용철 옮김, 백산서당, 2005

 

  사회주의가 멸망하고,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지금, 자본주의의 사상적 형태인 자유주의에 대해서 재검토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위 책은 자본주의 대안으로서 강력하게 근 한세기를 지탱해왔던 사회주의는 과연 유토피아 였는지, 지금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사상'의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사회주의의 멸망은 과연 자본주의의 승리인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저자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인 한 자본의 논리를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사유재산의 폐기와 경제전체의 계획적 운용이 문제해결의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명백해 졌다. 이점에서 우리는 오늘날 양자택일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사유재산과 시장을 어쩔 수 없는 전제로 삼고, 그것에 법적, 정치적 규제를 가하면서 서서히 궤도를 수정해가는 발상을 취해야 할 것이다."(위의 책 203쪽)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라고 부르고 있다. 세계를 전면적으로 지배하는 거의 유일한 단일 시스템이라고 해도 누가 부정하겠는가?(중국, 베트남, 쿠바, 북한을 거론하기에는 웬지 미약하다는 판단은 누구나 한다) 그리하여 미래는 안보이고 현실은 암울한데 어떻게 해서든 신자유주의 질서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저자에게 드러난다. 일본 좌파 지식인의 수정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기에는 오늘의 신자유주의는 너무 막강해서 그와같은 발상조차 참으로 미래를 추구하는 대단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람들을 파편화시키고, 자본을 신으로 만들며, 공동체라는 것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에 우리는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것을 온몸으로 극복하려는 저자의 노력을 70-80년대와 같은 '수정주의'운운하며 비판할 수 있겠는가? 신자유주의 시대는 예전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내용들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하는 그런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이를 개선하려고 시도하는 모든 노력에 의미부여를 해 주어야만 한다. 신자유주를 반대하는 모든 노력은 참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인간적이며, 과학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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