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The Practice of Management' Peter F. Drucker, HarperCollins, 1957
②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Peter F. Drucker, 이필렬 옮김, 한국경제신문, 1981
피터 드러커의 경영이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제법 소개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그의 저서도 몇 종류가 번역서로 나와 있다. 피터 드러커는 사업수행에 있어 ‘목표설정’을 대단히 중요시 하고, 성과(performance)를 대단히 강조한다. 피터 드러커는 그 이전과는 달리 이윤추구를 기업활동의 목표로 보지 않고, ‘새로운 고객의 창조’가 기업의 의미라고 강조하였다.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하기 보다는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하라고 시종일관 주장하고 있다. 모든 조직은 사업성과를 달성해야 하며, 사업성과는 고객의 창조를 통해서, 고객의 창조는 마켓팅과 혁신활동을 통해서 달성한다는 삼단논법이 드러커의 핵심논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피터 드러커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하고, 경영활동의 중요성, 경영활동을 담당할 경영진의 육성, 각 단계별 경영의 역할에 대해 강조한다. 그는 포드자동차 회사를 예를들면서 기업에서 경영의 역할은 오직 소유자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일인전제지배로(one man tyranny) 일관해온 포드를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포드자동차 회사내에는 비밀경찰이 있어서 포드의 전횡을 뒷받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드러커에 의하면 기업은 오직 경영자에 의해서만, 경영진의 육성에 의해서만 발전할 수 있고, 사업성과를 거둘수가 있다.
드러커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도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활동이나 여러 사회단체, 종교계에서도 경영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또한 사회주의 세력에 대해 승리하기 위해서, 자본주의 승리를 위해서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강변한다. 말하자면 드러커는 경영자 활동의 절대적 신봉자이다. 경영자 지상주의라고 지칭할 만 하다.
그는 사회주의가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사회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생산성혁명과 경영혁명을 통해 지식이 절대기준이 되는 탈자본주의 사회로 흘러간다고 향후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그는 잡다한 경제사적 지식을 통해 지식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강조하고 있다. 마르크스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이러저러한 사회현상을 이야기하지만 왜 지식사회로 갈 것인가에 대한 필연성은 잘 알 수 없다. 그저 드러커 자신의 주관적 견해일 뿐이다.
결국 드러커는 철저한 자본주의 우월론자이며, 경영자 지상주의를 바라는 그러한 사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드러커가 주장하는 일정한 경영기법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영이 누구를 위한 경영이고, 드러커 말처럼 어떠한 목적을 위한 경영인지가 본질적으로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경영이론은 기업을 전제하고, 자본주의를 전제한다. 드러커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기업활동의 성패가 경영진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전문가들의 중요성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절대 불변의 법칙으로 판단하거나 혹은 사업자체의 성과만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소수의 전문가집단, 그것이 경영자이던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던 소수의 집단에 의해 이 사회가 제대로 흘러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삼성회장 이건희는 천재 한사람이 천명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드러커나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나 소수의 뛰어난 사람에 의한 역할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그들은 일맥상통한다. 드러커는 경영을 강조하면서 기업조직의 수많은 노동자를 한 묶음으로 처리한다. 드러커는 경영자의 육성을 주장하면서 기업조직의 수많은 탈락자를 한 묶음으로 처리한다. 드러커는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주장하면서 이 사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범한 비전문가를 한 묶음으로 처리한다.
드러커는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 소수에 의한 다수의 복종, 소수에 의한 조직의 일사분란함을 강조하는 그런 사람이다. 결국 드러커는 전형적인 보수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