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를 점거했던 노동자들이 농성을 자진해산했다. 그들의 요구는 신자유주의가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일종의 권리회복이라는 순박한 경제적 자각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지본주의가 감성적이고 비조직적이며, 즉흥적인 노동자들의 투쟁에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들은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투쟁방식을 택하지 못한 것이어서 패배는 필연적이었다.
언제나 노동자들의 투쟁은 삶을 걸고, 삶속에서 더이상 참지못해 분출되는 즉각적인 감성으로 시작한다. 분노, 망설임, 씁쓸함, 그리고 다시 일상화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노동자들은 쉬임없는 반성과 패배에대한 쓰라림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들의 투쟁에 대해 "무모했다, 파괴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가슴이 없는 사람이다.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에 대해 "무의식적이고, 즉자적이고, 비조직적이었다"고 비평한들 우리 생활이나 의식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모든 역사의 진보, 모든 역사의 변화는 노동자들의 감성적인 행동이 차곡차곡 쌓여 달성된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삶이라는 푸르른 생명나무이다"(괴테)
우리나라 노동자들에게는 민주노총이 있지만 아직 많은 노동자들과 결합하지 못했다. 오히려 어떤 측면에서 결합이 줄어들고 있다.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의 결합이 잘 안되고 있는 꼭 그시기만큼 수많은 노동자들이 생활이 힘이들어 감성적으로 싸울 것이며, 감성적으로 패배할 것이고, 감성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먹고사는문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택문제에 대한 기본시각 (0) | 2006.11.29 |
---|---|
코포라티즘과 포퓰리즘 (0) | 2006.08.11 |
두발제한 (0) | 2006.04.24 |
부모의 역할 (0) | 2006.04.13 |
스크린쿼터 유감 (0) | 2006.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