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다행이다, 한나라당

파랑새호 2006. 11. 21. 09:10

  한나라당은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 반대에 연이어 이재정, 송민순 두사람의 장관직 임명을 반대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이유는 딱 하나 장관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 정당지지도의 선두를 달리는 한나라당이 이렇게나마 무조건 반대를 하지 않았다면 온 국민의 지지가 몰릴뻔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요즘 반대하는 것외에는 별로 하는일이 없다. 어차피 대선주자들이야 각각 개인플레이 하고 있기 때문에 당 차원의 무조건반대는 대통령선거 마침표 작업을 자꾸 미루는 효과가 있다. 나처럼 한나라당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좀더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 참으로 다행이다. 한나라당의 본질이 대선이 임박한 즈음에, 정당지지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지금 나타나는 것은 그나마 행운이 아닐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지지부진하고 정책실패를 자초했다는 사실을 새삼 거론해서 무엇하랴. 지금의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들이 당선 유력하고 설사 대통령에 당선된다 한들, 한나라당의 인적구성과 한나라당의 좌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명분도 없고, 짜증만 나게하는 반대, 수많은 민생관련 법안들이 소위 '엮어처리하기'로 잠을 자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에게 국가는, 한나라당에게 국회는 자신들의 기득권과 수구이념으로 확실하게 무장한 사람들만이 운영할 가치가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이 너무도 열린우리당을 싫어하며, 그렇다고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겠는가라는 낙관속에 어차피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고 보면 한나라당의 위력을 보여줄 때가 마침내 도래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민생을 외면하고 민주주의 법 절차를 외면하는 한나라당에게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 사람들로 국회와 행정부를 장악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어차피 정권바뀌고 나면 교체할수 있다. 중요한 포스트에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이나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선다면 확실한 정권장악능력을 드러내게 된다. 한나라당은 온몸으로 주장한다. 한나라당만이 사람을 임명할 수 있고, 한나라당만이 정권을 운영할 수 있다. 한나라당 만세!!

 

  얼마전에 나는 열린우리당의 당직자를 만났다. "죽 쑤고 있는 열린우리당"이라는 표현을 하는 나에게 열린우리당 당직자가 주장한 것은 딱 한가지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정권잡으면 되겠습니까?" 아 이말도 틀린말이 아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열린우리당을 찍을 수는 없고 어쩌란 말이냐하고 외치고 싶은데 마침 한나라당의 작태가 더욱 기승을 부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네 하는 생각이 온통 머리를 꽉 채우고 있다. "수 틀리면 투표 안해버린다'는 생각은 과연 나만하는 걸까? 민주노동당 사람들은 "당연히 민노당 찍어야죠. 한나라당같은 꼴통수구를 찍겠습니까? 혼란만 조장하는 열린우리당, 이미 스스로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열린우리당을 찍겠습니까? 길은 민노당하나 뿐입니다"하고 말한다. 그래 민노당이나 찍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든다. 그런데 왜 이리 답답하냐?

 

 그나마 천만다행  한나라당이 자꾸 이름에 걸맞게 딴나라짓거리 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행이다. 한나라당, 두어번만 더 반대해라. 그것이 우리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알고 있나? 한나라당은 광주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등장한 민정당의 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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