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화합과 절충의 혼동

파랑새호 2007. 1. 5. 14:38

   한나라당 국회의원 원희룡에 의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동서갈등’이라는 독소를 아직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원 의원은 21세기를 맞이한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 “21세기 기적”을 위해서 동서화합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희룡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힌 동서화합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화합

   ② 한나라당과 호남의 화합

   ③ 광주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합

   ④ 결국 보수와 진보의 화합

 

   그는 나름대로의 ‘정치적 확신’을 가지고 전두환에게 찾아가 세배했다. 세배한 이후 여론이 좋지 않자 그는 역시 나름대로의 ‘정치적 판단’을 가지고 공개 사과했다.

 

  원희룡은 [인물과 사상]이라는 월간잡지의 2006년 3월호에서 이명박에 대해 평가하면서 “(이명박 전 시장이) 경영이든 행정이든 연이은 성공신화 위에 서 있기 때문에 지나친 자신감들이 실수로 연결될 수 있는 소지도 있고” ...중략...“ 정치라는 것은 ..자신의 철학과 정견을 국민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국가적인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말로써 명확히 방향을 잡아나가는 그런 부분들이 정치의 업무 중에서도 큰 비중이 있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2007년 1월 이 말은 원희룡 자신에게 되돌려져야 한다.

 

  원희룡의 속마음은 모르겠으나 전두환을 찾아간 진짜 이유는 아마도 위의 ③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화합’과 ‘절충’을 혼동하고 있다. 갈등이 있는 상태에서 화합은 있을 수가 없다. 갈등의 치유가 있어야 화합이 가능한 것인바, 갈등의 치유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화합을 주장하는 가? 둘 중의 하나이다. 이미 치유가 되었다고 판단했거나, 치유가 필요 없는 갈등이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두 판단 모두 잘못된 것이다. 광주문제는 상당부분 치유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피해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치유이다. 가해자들은 아직 당시의 진상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 지금 원희룡은 시누이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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