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검사의 사직

 오늘 신문에 서울지검의 금태섭 검사가 사표를 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금태섭검사는 누구인가? 바로 한겨레신문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을 게재했던 검사이다.

 

                       

    (금태섭 검사 ; 참으로 미남이다. 얼굴까지 이렇게 블로그에 공개하는 것이 본인에게 실례가 될 지 모르겠으나 이미 신문사에 게재된 바 있으니 양해하리라 믿는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금 검사가 일간지 기고문으로 문제가 돼 형사4부에서 총무과로 전보된 뒤 아무런 업무도 맡지 못한 채 수개월을 그냥 보낸 것으로 안다”며 “결국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는 것이다. 금 검사가 총무과로 전보된 것도 처음 알았다.

 

  사실 금검사가 주장한 내용은 그 자체로서는 이미 검사출신인 한 법학교수가 그의 저서에서 대개 다 주장한 내용이었다. 

 

                [ 헌법의 풍경 ], 김두식 지음, 교양인출판사, 2004년

 

  김두식교수는 이 책의 7장 '말하지 않을 권리, 그 위대한 방패'라는 곳에서 자신의 검사경험을 살리고, 또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볼 때 피의자의 가장 큰 무기는 묵비권이라는 점,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적고 있다. 송두율 교수 사건 당시 대법원 판례 등을 소개하여 사실상 그동안의 검찰관행이 바뀔 수 밖에 없는 점도 설명했다.

 

  금검사가 주장한 내용은 바로 김두식교수가 서술한 내용과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금검사는 '현직검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두식 교수는 책에서 법조계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쓸데 없이 튀지 말라"는 것이며, "튀는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가혹한 곳이 법조계"라고 서술했다. 지금 이같은 사실이 눈앞에서 확인되는 순간이다.

 

  금검사의 사표는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나 어쨋든 금검사의 사표문제는 그냥 묵과하고 지나갈 수 없는 문제이다. 단지 신문에 수사제대로 받는 법을 게재했다고 현직검사를 총무과로 배치하여 사표를 내게 했으니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 참여정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검찰은 헌법정신을 스스로 왜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