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실린 한일간 '대졸초임연봉비교'라는 기사를 보니 참으로 조선일보 다운 발상이어서 몇자 적어본다.
(기사원문 참조 : http://news.media.daum.net/economic/finance/200701/08/chosun/v15302350.html?_RIGHT_COMM=R8)
각 분야별로 대표적 일본 회사와 우리나라 회사를 비교한 결과 대졸초임연봉이 대부분 우리나라가 높앗다는 주장이다. 그 이유는 "한국 대기업의 임금이 경쟁국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은 원화 가치 상승과, 우월한 교섭력을 갖춘 노조의 이기주의와 극렬 투쟁, 물가 상승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비교한 기업중에(삼성, 포스코, 현대자동차, SK, 현대건설)'노조의 이기주의와 극렬투쟁' 때문에 임금이 올라간 회사는 구체적으로 어디를 지칭하는 가? 굳이 조선일보식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면 '현대자동차'하나밖에 더 있겠는가? 의도적으로 조선일보는 어디를 지칭하지 않고 두리뭉실 싸잡아 이야기하고 있다. 최소한 노조의 이기주의와 극렬투쟁 때문에 임금이 올라갔다고 주장하기 위해선 무언가 비교해야 할 것아닌가? 예를들면 파업을 얼마나 했고, 이기주의를 어떻게 펼쳤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다음에 다른 기업이나 회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이 마땅하다. 조선일보는 근거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최근 '현대자동차 시무식 사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은근슬쩍 끼워넣었을 뿐이다.
최소한 국제적 비교를 할 때는 달러로 한다던가 혹은 구매력 지수 등을 이용한다던가 무언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상식아니겠는가? 환율문제나 구매력 문제를 도외시한 비교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 대기업평균과 일본대기업평균이나 한국기업 전체, 일본기업전체 등 전반적인 임금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 비교해야 마땅하다. 백보 양보하여 대기업만 비교하려면 초임자, 5년차, 10년차 등 이런식으로 전반적인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양극화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형편이다. 전반적으로 일본 노동자들은 한국노동자들보다 월급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한국노동자의 소수집단이 일본 노동자보다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대기업에 취직한 정규직 인원은 우리나라 총 노동자의 5%도 안되는 집단에 불과하다. '노조 이기주의' 운운하며 경총의 논리를 그대로 기사화하는 신문은 조중동밖에 없다. 그들에게 '객관적 비교'는 가당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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