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는 급속히 증가해 왔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를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쳐 가계신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는 그냥 가계부채라고 한다.)
(출처 ; 2006년 12월18일 경향신문)
97년 이후 한국의 가계부채는 년 평균 12.8% 증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2005년도 말 현재 총 부채액은 521조, 4,900억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중 1인당 국민소득은 년 평균 5.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는 셈이다.
왜 가계대출의 증가율이 이렇게 높은가?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출처 : 2006년 10월23일 경향신문)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미국의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이라 할 수 있는 모기지 대출 보다 할부 등의 판매신용이 더 많은 것에 비하여 한국은 압도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많다.
(한국은행 통계)
가계부채에서 주택담보 대출이 늘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아파트가격의 상승에 있다. 다음 그림에서 보듯이 가계부채 증가율과 아파트 가격 상승은 거의 일치한다.
(출처 : ‘가계대출과 소비의 관계분석’, 신인석, KDI, 2006년)
가계부채의 증가는 각 가정의 가처분 소득 중에서 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국가정의 소득대비 부채부담은 미국보다도 많다. 다음의 그림을 참조하라.
(출처 : 2006년 11월1일 한국일보)
가계부채의 급증은 은행권 대출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시켰다. 2005년 말 현재 예금은행의 총 대출 금액 중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자료 : 한국은행)
각 가정의 부채가 늘어난 결과 금융당국은 경제가 어려워 가정에서 부채를 갚지 못하여 금융기관에 영향을 주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까 두려워 벌벌 떨고 있다. 국민이 어려워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어려워지는 것을 염려한다. 이렇게 금융당국이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가계부채의 상당수가 단기대출이기 때문에 그렇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5년 미만의 단기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에서 41%에 달한다.
(출처 : 07년 1월10일 데일리뉴스)
그렇다면 가계부채는 왜 점점 늘어만 갈까?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였다.
(출처 : ‘주택시장불안과 금리’, SERI경제보고서 2006년 11월6일)
노무현 정부 들어 부동산시장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 덩달아 오른 것도 특징이다. 정부의 대책이 무색해진다.
(출처 : ‘주택시장불안과 금리’, SERI경제보고서 2006년 11월6일)
한나라당의 이한구의원은 “노정권 3년 동안 땅값 상승률이 60.7%”라고 주장하고, 그 “금액은 82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즉 주택가격 상승은 아파트 가격 상승이 주도했으며, 아파트 중에서도 강남아파트의 가격상승이 주도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소비자물가는 3-4% 수준이지만, 유독 아파트 가격은 15% 이상 증가한 것이다.
왜 강남아파트 가격이 유독 오르고 있는가?
상당부분은 물론 부동산 투기에 의한 것이다. 부동산투기가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주장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2005년 7월1일 국세청은 "2000년부터 2005년 6월말까지 서울 강남, 송파구 등에 있는 9개 아파트단지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전체 취득건수 2만 6,821건 중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건수가 58.8%인 1만 5,761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명백한 투기라고 볼 수 있다. 기타 8학군에 대한 선호도도 강남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주된 이유이다.([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006년참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두 번째 이유는 자녀에 대한 교육비 문제 때문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03년 일반 가계의 사교육비는 모두 9조4천억원으로 2002년의 8조2천억원에 견줘 14.6% 증가했다. 이는 각종 입시·보습·외국어학원과 개인·그룹 과외 등으로 가계가 지출한 사교육비 수강료를 집계한 것인데, 1998년만 해도 4조7천억원에 머물렀으나, 99년 5조1천억원, 2000년 6조원, 2001년 7조4천억원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남들은 다 하는데 내 자식만 학원에 안보내면 어떻게 하나는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갖고 있다. 빚을 내서라도 학원에 보낸다.
사교육비를 제외한 교육비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학 등록금이다.
(출처 : 2006년 4월20일, 한겨레신문)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선 일년에 줄잡아 등록금만 천만원이 넘고, 교재비 등 기타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비록 중산층 가정이라 하더라도 상당한 무리가 된다. 이렇게 해서 가계부채가 한푼 두푼 쌓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다보면 당연히 파산자 수도 증가한다.
(출처 : 2006년 12월20일 조선일보)
또 다른 지표, 즉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는 가정도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출처 : 2006년 12월 20일 조선일보)
이리하여 가계부채의 증가는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층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것이 바로 양극화의 핵심이다. 정부기관의 연구에서도 중간층 규모는 줄어들고 빈곤층은 늘어나고 있다.
(출처 : ‘경제양극화의원인과 정책과제’,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의 빈곤층 규모를 716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인하여 중간층이 줄어들고 빈곤층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금융기관이다. 금융기관은 가계부채로 인해 전례 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바로 금융자본을 살찌우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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