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열린우리당의 지지부진으로 가장 많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정당이라면 민주당이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이제 그 누군가가 자신들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단속하고 나섰다.
(2007년 2월2일자 프레시안)
어떻게보면 민주당은 참으로 생명력이 질긴 정당이다. 돈 받고 공천하고 대표가 공언한 사실이 이행되지 않아도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헌금을 받은 조재환 민주당 당시 사무총장은 "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특별당비를 받는다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이었다"면서 "지금이라도 누군가 특별당비를 약속한다면 서울경찰청 앞에서라도 주저 없이 당비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재환 사무총장은 "당 일각에서 특별당비 모금 행위를 구태 정치적 작태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나보다 더 당의 살림과 재정에 대해 걱정하고 행동한 사람이 있다면 돌을 던지라. 기꺼이 맞겠다"고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당 운영이 어려운데 공천을 댓가로 돈좀 받은 것이 무어 그리 큰 죄냐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다. 한화갑 대표는 국민보기가 좀 안되었던지 2006년 4월25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길거리 당사'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지난 4.15 총선 패배로 마포로 당사를 이전했다가 지난해 10월 여의도 당사로 귀환한 지 6개월 만에 '당사 포기 선언'을 한 셈이다.”(2006년 4월25일자 프레시안) 유감스럽게도 지금 민주당이 길거리에서 당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길거리'가 아니라'건물'에서 2월2일 개최된 민주당의 연석회의)
. 민주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전라도출신 사람들이 많은 서울과 전라도에서 그나마 약간의 득표를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노무현 찍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 찍기도 싫은 사람들’중의 일부로부터 표를 얻기 때문이다. 독자적으로는 어쨌든 정당구실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건의 등장은 참으로 가뭄 끝의 단비였던 것이다. 고건후보가 전라도에서 일정한 지지도도 있고, 민주당도 가장 자신 있는 전라도에서 열심히 운동해주면 무언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마디 상의도 없이 고건후보가 덜컥 사퇴해 버렸다. 민주당은 황당했다.
다행히 열린우리당에서 탈당도 하고 정계개편 논의도 활발해지자 살길이 생겼다. 전라도 출신 분들 중에는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 갈라진 것이 문제였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쨋든 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열린우리당 탈당이 곧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진행 된다기 보다는 선별통합으로 진행될 양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민주당의 기득권을 지킬 수가 없다. 어쨌든 지금은 대선의 계절이고, 대선은 한사람이 아쉬운 상황을 조장한다. 또 민주당은 표 되는 역할은 미미할 지라도 표 떨어뜨리는 역할은 아주 잘 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러니 민주당으로서는 어쨌든 버티고 있으면 자신들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만일 이도저도 안된다면 한나라당 후보들 중에서도 민주당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대해선 백전노장들이 많고, 정치판 ‘특무상사’들이 많다. 이럴진대 한나라당이나 한나라당 후보중에서 민주당에 도움을 요청할지 누가 알겠는가? 정치는 생물과 같다는데... 역시 이런 생각이 들고보면 결론은 하나다.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민주당은 고건후보가 사퇴하는 바람에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뻔했다. 민주당은 강점이자 유일하게 잘 하고 있는 ‘버티기’로 이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 민주당은 이같은 '버티기'가 누구도 잡아주지 않는 썩은 새끼줄임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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