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과연 "못말리는 노무현"인가?

파랑새호 2007. 6. 11. 15:04

   (한겨레 신문 6월11일자 4면)

 

위 기사를 읽다보면 성한용 기자의 논리가 참으로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성한용 기자가 주장한 것은 대개 3가지이다.

 

첫째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논리적으로 핵심을 짚기 때문에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이로 인해 한나라당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가운데, 대선판도가 뒤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노대통령의 발언으로 “여권후보들이 존재감을 상실한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여권이 새로운 판을 짜는 데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첫째와 둘째논리는 필연적인 관계에 있다. 이런 점이 노 대통령의 의도일수도 있다. 그러나 첫째와 셋째 논리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 이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논쟁과 비슷하다. 한나라당 후보에 필적하는 대항마가 없어 상대적으로 노대통령의 발언이 크게 부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한용 기자의 논리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여권의 대항마가 없을 경우에는 노대통령이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이것은 무언가 잘못짚어도 한참 잘못짚은 것이다. 정동영의원은 노대통령의 발언이 “친노 후보를 세우기 위한 정지작업”이라고 주장한다. 한나라당으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발언이다. 아무리 신문인터뷰에 불과하고, 아무리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이런 주장을 할 때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어떤 내용, 어떤 발언이 친노 후보를 세우기 위한 정지작업인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마땅하다. 성한용기자도 물론 그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필자가 볼때 노무현 대통령은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는 ‘레임 덕’이라는 규정을 전혀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그만두고서도 ‘나는 정치 끝까지 하겠다.’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여권이 지리멸렬하여 온통 포커스가 이명박과 박근혜로 몰려있는 판국에 그 초점을 한방에 노무현으로 바꿔버리는 기가 막힌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도 무슨 어처구니없는 논리나 주장이 아니라 사리에 맞고, 조목조목 새겨들어야 하는 이야기로 판세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한다.

“누구하나 별 볼일 없는 여권에서 그나마 고군분투하는 노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