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의 기자들은 다 죽었는가? 시사저널 문제가 1년이 다 되어 간다는 보도를 접하고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기자라고 하는 신분은 물론 사회의 지도층으로서 우리사회의 목탁 구실을 하고 있는 사람들 아닌가? 동료 기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마당에 대선 때문에, 기자실폐쇄 때문에 정신없다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가?
(기사참조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988)
한국사회는 이제 권력에 의하여 권력을 위하여 언론을 통제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하여 자본에 의한 언론통제가 본격화 되고 있는 그런 시대이다. ‘시사저널’의 문제는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자본에 의하여 통제되었다는 그 상징성에서,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언론이라 하더라도 예외 없이 ‘이윤’을 위하여 기능해야 한다는 그 상징성에서, 함부로 포기할 수 없다. 만일 어떤 사람이 ‘기자실폐쇄’가 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는 그런 본보기라고 주장하면서 현 단계 언론의 가장 큰 문제라고 판단한다면, 본질을 잘못 짚은 것이다. 언론을 통제할 수 있는 세력은 자본 외엔 없다. 자본은 언론을 매수하고, 끊임없이 자본의 속성을 주입하고, 무한경쟁의 이윤추구로 내몬다. 기자들에게는 고임금과 신분보장이라는 혜택을 부여하면서, 자본은 언론과의 ‘타협’이 아니라 ‘복종’을 요구한다. 언론은 자본과 대립하기 보다는 자본의 눈치를 살피고, 자본의 이윤확보 기능에 도움을 주면서, 상부상조의 길을 찾는다. 물론 언론내부에서 목탁의 기능을 되찾기 위한 세력은 끊임없이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모색한다. 두 세력은 이제 시사저널에서 한판 대립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동료 기자들로부터의 관심을 뒤로한 채 일년의 세월이 흘렀다.
노동조합의 이익집단화 문제, 그간의 언론인의 권력유착 문제는 시사저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실상 장애로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어차피 언론이나 자본을 한 통속으로 보고있다. 현 단계 언론의 문제는 자본으로부터 파생되는 문제이다. 권력문제는 일단 뒷전으로 미루라. 오히려 보수언론은 자본의 언론통제를 의도적으로 희석시키기 위해, 자본에 대한 언론종속을 은폐하기 위해 길길이 날뛰며 권력과의 투쟁을 불사한다. 신자유주의 하에서 언론자유는 없다. 시사저널의 기자들이 굴복하는 날 한국 언론은 또 다른 치욕을 맞게 된다.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로부터 지원을 얻고 싶다면 기자들 자신들이 시사저널 문제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시사저널의 문제는 강성 노동조합의 문제가 아니며, 시사저널의 문제는 특권층 기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며, 시사저널의 문제는 권력에 의한 언론탄압의 문제가 아니다. 시사저널의 문제는 자본에 의한 언론통제이다. 한국의 기자들이여 만사 제쳐놓고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 자신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목탁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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