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프로페셔널에게 속지마라.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파랑새호 2007. 11. 13. 17:02

 

전경일 지음, 다산북스, 2007

 

저자는 파레토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8020’의 법칙에 대한 문제제기로 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처음에 ‘8020’의 법칙의 경우 “소득과 부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사실인데, 어느새 그것이 인간 사회와 경제 논리 전체를 지배하는 법칙”(23쪽)이 되어 버렸다고 평가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20%의 우수한 직원이 80%의 평범한 직원을 먹여 살린다”는 이론으로 변질하여 “대다수의 직원을 핵심인재의 들러리”(21쪽)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게 한다. 저자는 이를 “경영미신”으로 단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현장으로 달려가 보라. 여전히 조직 내 찬밥이지만, 상품을 만들어내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실제로 고객을 확대재생산해 내는 직원들이 있다. 그들이야말로 기업에 힘을 주는 숨은 영웅들이다. 이런 보통의 인재들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그 기업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성공할 것이다.(29쪽)”

 "리더의 역할이란, 바로 대다수 평범한 직원들이 갖고 있는 숨겨진 능력을 찾아내 이를 발휘토록 하는 코칭과 같은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174쪽)

"보통의 직원들에게서 탁월한 점을 찾아내려면,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재고될 필요가 있다. 천편일률적이고 높낮이가 동일한 교육으로는 휴면상태에 놓여 있는 재능을 일깨울 수 없다."(195쪽)

 

 저자가 기업 활동의 핵심을 수많은 노동자에게 주목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기업 활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소수의 전문가집단, 혹은 소수의 ‘프로페셔널’, 소수의 천재가 회사전체를 먹여 살린다는 철학을 양산하였다. 이는 경영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피터 드러커에서부터 삼성의 이건희 회장 등 경영이론에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는 데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천재 한명이 천명을 먹여 살린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드라이버는 직원들 가슴에 있는 열정을 불러내는 데서 출발한다”(39쪽)고 단언한다.

 

보통 직원들에 대한 강조는 현장에서 그대로 느낀 한국형 경영지침이라고 해야 한다. 대부분 우리나라의 뛰어난 경영인들은 보통의 직원들이 한사람 한사람 노력하는 그 힘이 실제적인 힘이 될 수 있음을 안다. 올바른 기업가 정신이란 바로 보통의 평범한 노동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보통의 직원들에 대한 강조에서 시작하여, 대다수 직원들의 잠재력을 키우고 훌륭한 일꾼이 되게 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한 강조, 자긍심의 배양,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의 우대, 인내와 끈기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다만 한가지 아쉽다면, 실전에서 써 먹을 수 있는 여러 사계가 풍부했으면 좋겠다. 저자가 제시한 “지식릴레이 운동”같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기업에서 실제로 직원들과 함께 실천해 봄직한 내용들이 보완이 된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