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거듭 태어난 김용철, 희망을 본다.

파랑새호 2007. 11. 26. 15:55

오늘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하나하나가 엄청나다. 만일 내가 김용철이었다면 과연 폭로할 수 있었을까? 쉽게 결론나지 않는다. 그는 진실로 죽음을 각오한 사람이다. 두고두고 김용철의 말 한마디는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에게 그 어떤 데모나 삐라보다도 더 큰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다. 김용철은 오늘 자신이 주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지 있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우리들은 내용의 구체성, 이야기하는 자세, 그가 겪었던 혹은 지금 겪고 있는 인간적 고민 등을 통해 굳이 검증하지 않더라도 직감으로 느낀다. 삼성은 당분간 버티면서 김용철을 소위 ‘똘아이’ 취급하겠지만, 지금 두려운 것은 삼성이지 김용철이 아니다.

 

나는 김용철이 정의구현사제단을 찾아간 것에 대해 이제 이해할 수 있다. 김용철의 현재 상황을 다음의 성경구절보다 더 잘 표현하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김용철은 지금 그 어떤 신부나 목사보다도 예수의 이야기를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였다. 감히 생각하건대  김용철은 예수의 제자라 할 수 있다.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불구의 몸이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발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발을 찍어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절름발이가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애꾸눈이 되더라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공동번역 마르코복음, 9장 43절 - 48절)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 오너라." 그러나 그 사람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똑바로 보시며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느님은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공동번역 마르코 복음, 10장 21절 - 27절)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엄청난 부와 엄청난 권력의 그 어마어마한 위력 때문에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김용철은 발가벗겨진 그 상태에서 결국 평범하지만 아주 고귀한 교훈을 전달했다. “진리는 죽지 않는다.”

 

참조1 - 오마이뉴스의 관련기사

 

 

 

참조2 -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 동영상(한겨레에서 퍼온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