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박근혜의 태도 - 사실상 결론났다.

파랑새호 2007. 11. 29. 18:25

오늘 신문 기사를 보니 박근혜의 지원유세가 시작될 모양이다. 박근혜는 BBK사건에 대하여 기자들에게 아주 간단하게 언급했다. 박근혜의 태도는 한나라당의 공식입장과 다르고 이명박의 공식입장과 다르다. 박근혜의 태도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자신의 정치생명 보전을 우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민을 기만한다는 점을 동시에 드러낸다.

 

(동아일보 인터넷 판, 11월29일자 기사)

 

 

박근혜의 핵심 발언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BBK 문제)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관계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고 이에 따라 국민들이 판단하실 일”(출처 ; 경향신문 11월29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11291505051&code=910100 )

 

위 발언은 두개의 내용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BBK 문제는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할 문제', 둘째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당연히 BBK 문제는 매듭지어야 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박근혜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BBK문제는 이미 결론난 문제이다. 김경준의 사기행각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문서자체가 위조된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박근혜는 그와 같은 한나라당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그런데 박근혜는 여기까지다. 그 다음 발언은 박근혜가 발을 빼는 것이다. 왜 BBK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판단을 미루는 가? 박근혜 자신은 머리가 없나? ‘국민들’을 운운하는 것은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이 직접 판단하면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이 있다고 생각할 때 주로 써먹는 화술이다. 검찰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되어 있고, 지금까지 많은 거짓말을 해왔다고 판명이 난다면, 어떻게 본인이 판단하지 않는가? 박근혜는 이명박으로 부터도 욕을 안먹고,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어 놓았다.

 

박근혜의 이와같은 입장은 지원유세에서도 나타난다. 박근혜는 “경선에 참여했고, (결과에) 승복한 사람으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당원으로서 제 할일을 하는 것”(출처 ; 위와 같음)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에 승복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이 속한 당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지, 주가조작한 사람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내가 지원할 때는 주가조작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드러난다면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의 공식적인 발표를 기준으로 삼는 것 자체가 박근혜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겉으로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모습도 드러내면서, 만일 여의치 않으면 유세를 철회하겠다는 것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박근혜의 착각일 뿐이다. 생각해보라. 한나라당 당원이면 이명박 BBK는 김경준의 사기사건이라고 주장해야 한다. 그래서 약속했던 지원유세를 끝까지 진행하는 것이 한나라당 당원의 자세 아니겠는가? 이런 면에서 보면 무지하게 헤매고 있지만 어쨌든 홍준표가 원칙적이다. 박근혜의 태도는 자신에 대해 원칙을 지키는 사람으로 부각시키고 싶겠지만, 실상은 자신의 살길을 찾는 아주 전형적인 ‘눈치보기’이다. 이미 한나라당의 공식입장과 다른 말을 하면서 자신은 당원이라고 주장하는 이 넌센스가 또 어디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박근혜의 이러한 태도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나타내겠는가? 이명박 BBK사건은 이미 결론났다는 점이다. 나도 그렇고, 상당수의 국민들이 그렇고, 박근혜도 그렇게 생각한다. 공식화 되는 일만 남았다. 이렇게 저렇게 말도 많았지만, 사실상 끝장났다고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