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천민자본주의

파랑새호 2007. 12. 16. 14:11

(한겨레에서 퍼 왔습니다.)

 

 이렇게나 증거가 여러개 있는데, 면죄부를 준 검찰이나, 버티고 있는 당사자나 강심장이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한국의 천민자본주의 때문이다. 삼성에서 전무후무한 정치인, 관료들을 매수하려고 한 것이나, 이명박이 BBK설립해 놓고 오리발 내미는 것이나, 또 그런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는 "이해관계 때문에 그럴수 있지"하는 한국사람들의 상당수나 모두 천민자본주의에 익숙해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의 자본주의만 천민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천민적 형태를 나타낸다. 미국이나 영국 혹은 선진국의 자본주의가 '천민'의 형태가 아니라, '양반'의 형태를 드러낸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는 한 불가피하다. 다만 선진자본주의는 겉으로는 위장하고 있다.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는 자신들의 돈욕심을 채우기 위한 선진자본주의에 의해 이식되었다. 이식되었기에 그 천민성이 더욱 노골적이다. 천민성은 어디에서 드러나는가?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도덕도, 윤리도, 국가도 모두 뒷전이기 때문이다. 자기 먹는 일에 급급하다. 내일 무슨 욕을 먹던 무슨 상관인가? 지금 내 뱃속 부르고, 등 따시면 그만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장춘 전 대사의 연설은 천민자본주의가 아무리 극성이라도 자본주의 역시 사람이 운영하는 체제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최소한 한국에서 아직 양심이 살아있다는 점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살아있는 양심앞에 천민자본주의가 대응할 방법은 없다. 당분간 기세 등등하겠지만 곧 철저하게 무너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