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정치’ 혹은 ‘국회’라고 도매금으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파랑새호 2009. 7. 17. 12:32

언제부턴가 우리들은 정치인들에 대해서, 혹은 국회의원에 대해서 도매금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표현들을 거론해보면 “정치인들은 다 도둑놈이야”, “놀고 먹는 국회의원”등등이다. 특히나 이런 경향은 보수언론일수록 강하다. 제헌절인 오늘에도 한국일보에서는 “제헌절 아침 국회가 부끄럽다”고 제목을 뽑았다.

 

사실 정치인들은 ‘후안무치’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명박대통령이다. 나는 지난번 대통령선거에서 광운대학교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에 뜨는 순간 선거 끝난줄 알았다. 정동영은 운이 있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런 분명해 보이는 사실을 한마디로 부인해 버렸다. 그리고선 당당하게 대통령이 되었다. 그 이후에 이명박 정부의 주요 공직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지는 행태는 거의 이명박대통령을 쫒아가는 양상이었다. 최근에 천성관이라는 검찰총장 후보가 청문회에서 보여준 행태도 비슷했다.

 

이런 현상들이 오버랩 되면서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들의 몸싸움을 아무런 초점없이 보도하거나 방영하는 언론을 통해서 사람들은 정치인들은 하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 ‘정략적 이용’이나 ‘당리당략’이란 용어는 너무나 귀에 익숙하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수집하거나 듣거나 볼 수 있다. 제도적 한계도 있다. 국회의원들에게 제도를 뛰어넘어 행동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 한가지 사안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여러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한다. 최근에 쟁점이 되고 있는 언론관계법도 그렇다. 행정부나 한나라당에서는 방송장악을 위하여 언론관계법을 개악하려 하는 마당에 민주당이나 군소정당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똑같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하더라도 목적이 다르다. 악법을 통과시키려 할 때는 몸으로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 언론관계법을 개악하려는 국회의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회의원을 도매금으로 모두 싸잡아 비판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 정치인을 싸잡아 비난할수록 불리해지는 건 서민들이다. 싸잡아 비난할수록 ‘후안무치’한 개념 없는 국회의원들이 득을 본다. 이들은 도매금으로 비난받기 때문에 자신은 전혀 무관하다고 판단한다. 지역구주민들 만날 때 다정하게 대하고, 지역을 위해 자신이 행정부를 통해 챙긴 사업들과, 자신의 업적을 유효적절하게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 다수의 입장에서 서민들의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국회의원들은 낙심한다. 이들은 국민들의 비난에 민감하다. 맥이 빠지기도 한다. 국회의원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정치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구체적인 정치인에 대해서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비판해야 한다.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비교적 진보적인 사람들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다”고 비난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것은 사태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제도권 정치인에게는 전혀 기대할 것이 없으니 아예 정치에 관심도 갖지 말자는 주장과 같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절대로 특정한 경향으로만 갈 수 없고, 국민들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흐를 수 없다.

 

앞으로 일 잘하는 국회의원들을 발굴해서 이들을 널리 알려 칭찬받도록 해야 한다. 도매금으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