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4대강 살리기와 [1984]

파랑새호 2010. 10. 25. 14:46

 

조지 오웰의 저서 [1984]는 작품 내용의 선명성이 두드러진다. 이런 영향으로 적어도 미국에서 발행하는 여러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오웰주의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서구에서 오웰주의는 어떠한 이유로도 가장 수용하기 어려운 정치체제의 대명사이다. 사람들이나 언론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오웰주의라는 표현을 들이댄다.

 

[1984]에서는 무엇을 말하는가? 읽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사실을 왜곡하는 국가집단이라는 점에 있다. 전 국민을 감시하는 시스템이라는 점도 우선 다가올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전 국민을 감시하는 일은 어렵다. 주인공은 전 국민 감시를 뚫고 여자와 사랑한다. 연애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감시는 그렇게 큰 비중이 아니다. 해석에 따라선 감시의 비효율성을 제시하는 느낌마저 든다. 책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구조, 사실을 진실로 바꾸는 권력의지에 있다. 국민을 감시하는 독재체제 보다 도 더 중요한 점은 사실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모른다는 점, 이것에 기반하여 국가권력이 주장하면 그것이 사실이 된다는 점을 통렬히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2010년 10월25) 국회시정연설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명 살리기라고 주장했다. 나는 어제 ‘333추진본부에서 진행하는 4대강 답사를 했다. 경북 예천의 회룡포를 봤고, 경북 상주의 경천대, 여주의 남한강을 봤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된 각종 자료도 봤다. 비록 4대강 중에서 낙동강과 남한강 밖에 보지 못했으나 본질은 충분히 실감하였다. 여주의 바위늪구비 현장은 정말 가슴이 휑뎅그렁해지는 느낌을 주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바위늪구비의 공사 전 후의 모습이지만 어제 본 모습은 그나마 이제 다 물로 변해버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전혀 믿을 수 없다.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도 않다. 수심을 6미터로 깊게 하고, 보인지 댐인지 어쨌든 대형 물막이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홍수가나는 지역이나 가뭄이 있는 지역과는 거의 상관없는 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옛 지명 상락의(혹은 가락) 동쪽을 흐르는 강이라는 뜻의 낙동강은 본격적인 강의 모습을 갖춘 상주에서부터 벌써 엄청난 양의 준설이 시행되고 있다. 준설된 모래는 어디에 쓰일 곳도 없고, 보관할 장소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퍼내, 강주변에 그대로 쌓여있는 삳태였다. 강은 흐르면서 침전과 여과작용을 통해 생명을 살린다. 반대로 현 정부는 가두고 깊게 고이게 해서 생명을 살리겠다고 주장한다.

 

 

(사진위는 공사전의 모습, 사진아래는 공사후의 모습.

어제는 이미 아래의 모래도 없어진 상태였다.)

 

 

사실과 사실이 정반대로 부딪힌다. 사실에 대한 근거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정부가 주장하고 정부가 홍보하면 그대로 사실이 되는 느낌이다. 조지 오웰의 [1984]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진정한 오웰주의자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관계 전문가, 종교단체,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에서 사실상 대운하사업이며, “환경파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모두 무시되고 있다. 권력이  주장하는 것에 의하여, 과학은 무용지물이다.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은 고민하지 않는다. ‘4대강 사업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 우선 내가 급하다.’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4대강 사업을 막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 국민들은 울타리가 없고, 촛불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그리하여 4대강 답사가 끝날 즈음에 한 사람으로부터 질문이 나왔다. “어쨌든 저렇게 공사가 진행되었는 데, 또 정부가 너무나 강력하게 추진 하는 데, 효과적으로 저지가 되겠습니까? 지금 막아본 들 공사는 그냥 진행되지 않겠습니까?”답사 길라잡이를 하시는 교수님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 대해 설명을 하셨다. “소송의 결과에 따라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 만일 소송에서 진다면 어떻게 하는 가? 4대강 사업은 그냥 진행될 것이고, 우리는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없을 것 아닌가?

 

사람들은 설마 설마 한다. 나라에서 설마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겠는가? ‘설마가 사람 잡는다. 그들은 조작하고 왜곡한다. 조지오웰은 이점을 이미 수십년 전에 예상하였다. 조지오웰의 의미를 단순화시키려는 사람만이 공산주의 체제를 지칭하는 것운운하면서 의미를 국한시킨다. 대한민국은 이미 [1984]오세아니아이다. 본질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