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김용옥과 대선, 독도

파랑새호 2012. 8. 25. 09:33

용옥선생이 쓴 책은 거의 읽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탁월한 사상가요 철학가로 생각이 되고 저 자신의 사유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금강경 강해] [사랑하지 말자]입니다. [금강경 강해]는 병원 독서클럽에서도 선정하였습니다. 대승불교의 철학, 특히 보살(菩薩 ; 깨달음을 추구하는 자)운동과 보살의 삶의 지침이라 할수 있는 바라밀(波羅蜜 ;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에 대한 해설, 금강경의 핵심주제요 불교철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제법무아(諸法無我)사상을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습니다. 김용옥선생에 의하면 이 말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무아사상은 김용옥선생의 핵심 주제이기도 합니다. [사랑하지 말자] 143쪽에서는 올해만은 야당정치인들이 완벽하게 무아를 실천해야 한다. 아집을 버리고 대의를 위하여 뭉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금강경을 해설하는 데 기독교관련 언급이 많은 것도 이 책의 특징입니다. 읽고나면 무언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한문이 많은 것이 흠인데(제 느낌은 노자나 중용 해설서보다 더 많았습니다. 불교용어로 인한 것입니다)이것은 불가피한 수고입니다.

 

[사랑하지 말자]는 평소 김용옥 선생 자신이 생각해 온 바를 이번 대선과 맞물려 젊은 사람들을 위해 쓴 것입니다. 가장 최근의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를 비롯한 안철수,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에 대한 인물평이 나옵니다.(정세균에 대한 평가는 없네요), 박정희에 대한 평가(암살 당시의 상황을 심수봉으로부터 직접 들어서 이를 쓰고 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도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신랄합니다. “지금 현 정권하의 한국은 극도로 부패하였다. … 중략 … 이승만에서 전두환에 이르는 기나긴 독재의 세월동안 형성된 국민정서의 정화가 김대중노무현의 진보적 치세를 허락하였지만, 그들은 그 갈망에 전혀 부응하질 못했다. 따라서 그 좌절감의 백크래쉬로 태어난 정권이 이명박 정권이며, 따라서 MB정권은 그 이전의 모든 죄악을 마음놓고 재현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것이다. … 중략 …  이명박 정부는 공익적 측면을 철저히 사익화시켜려고 노력했다. 그는 국가를 공개념으로 생각치 아니하고 사개념으로 생각했다.”(이상 25, 29, 121)사실 고조선부터 시작하여 조선, 항일무장투쟁까지 또 북한의 김일성에 대해서까지, 식민사관, 칼 맑스, 역사발전 단계론, 실학 등 종횡무진 설명하기 때문에 무지하게 재밌습니다. 10개의 장입니다만, 서막부터 제4장까지가 실제 김용옥선생이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고, 5장부터 제9장까지는 철학, 사상에 대한 내용입니다. 안철수에 대해선 김용옥선생이 만나기 위해 책과 함께 편지도 보냈는데, 일체 응답이 없어 일체 예의를 차리지 않았고 나의 청을 완벽하게 묵살해버렸다. 더럽게 기분 나쁘다.”고 썼습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감정이고, “안철수는 이 시점에서 한민족에게 내려주신 하느님의 축복이다. 안철수는 우리 민중의 진실표출의 상징이다. 안철수는 하늘이다.”고 쓰고 있습니다. 박근혜만일 총선에서 졌다면 이명박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 이루어져 홀가분했을 것이고 대권확보는 확실시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총선에서 승리하여 심판이 대선으로 미루어졌다. 그러니까 박근혜는 이명박정권의 모든 죄악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박근혜는 이미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음으로 이명박정권이 저지르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을 모면할 길이 없다.”고 썼습니다. ! 내용이 깊이가 있는 데, 재밌기도 하니 정말 글 쓰는 솜씨가 탁월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5장부터 9장까지도 정말 재미있습니다만, 5장은 주로 플라톤과 칸트, 6장은 주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기본 지식이 없는 경우 약간 어려울 수 있습니다. 7장은 기독교에 대한 비판, 8장은 연애이야기 입니다만, 8장이 또 재미있습니다. 김용옥 선생은 사랑은 케미스트리고 꼴리면 하라고 하네요 ㅎ ㅎ )

 

그런데 김용옥선생은 어제(23) 기독교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을 잘했다고 칭찬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미일 공조체제를 깨뜨리고, 냉전 주역들이 냉전체제를 스스로 깨치는 사건이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상득의 구속, 측근들의 구속 등과 함께 추락한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벌인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것은 독도를 방문한 효과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가 봅니다. 이명박이 정말 독도를 수호하기 위해서 독도에 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한미일 공조체제나 냉전구도를 깨기 위해 의도했다고는 더욱 생각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행적이 이것을 입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일 독도 방문으로 한미일 공조체제에 금이 간다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의도하지 않은 효과일 것입니다. 한국정부나 일본정부나 국내면피용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한국정부나 일본정부가 어느 정도 독도효과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판단하는 순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대선은 복지, 일자리, 경제민주화가 어느덧 대세가 되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일단 선점한 것으로 보이는 국민통합도 중요한 주제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나올수록 이명박 정권은 껍데기 취급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이 영역에서 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뜬금없는 독도방문은 관심을 외부로 돌리면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용옥선생의 지적은 일면 타당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이명박의 의도로 판단하게 할 우려가 있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 가능성에 대해 주장했다는 점에서 논점을 흐릴 우려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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