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의료인과 핵무기(번역문)

파랑새호 2015. 10. 16. 10:26

의료인과 핵무기

필자 ; Ira Helfand, M.D., and Victor W. Sidel, M.D.

(두사람은 모두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의사회 회원이다. )


원문 ;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p1509202


70년전 의료인들은 세계에 핵무기가 양산하는 참혹한 파국을 경고했다. 히로시마에서 핵폭탄이 터진 수주 후에, 일본의 국제적십자사 대표였던 Marcel Junod는 파괴된 도시를 방문하고, 세계각국에 처음으로 자신이 목격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도시의 중심부는 마치 손바닥처럼 물렁물렁하고, 부서지고, 하얀 헝겊조각처럼 변해버렸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날 이후 의료인들은 정부와 대중들에게 핵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궁극적으로 핵무기 폐지의 필요성을 확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쿠바미사일 위기로 상징되는 국제적인 긴장이 확산되는 시기였던 1962년 5월31일에도 핵무기를 잡지의 주제로 정하고, 새롭게 조직된 사회적책임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for Social Responsibility ; PSR)의 회원들이 핵전쟁의 의료적 결과에 대해 상세하게 논의 하였다.

냉전으로 인한 긴장이 확대하고 있던 1980년대 초반에도 의료인들은 다시한번 무기경쟁이 초래하는 대중건강에 대한 광범위한 악영향에 대해 대중들을 교육하기 위해 활동했다. PSR과 함께 작업하면서 전국적인 의료학회는 실제로 핵전쟁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대중심포지움을 개최하였다. 새롭게 설립한 전세계적 연대조직을 핵전쟁방지를위한 국제 의사회(he International Physicians for the Prevention of Nuclear War ; IPPNW, 약칭 반핵의사회)로 명명하고 전세계를 통해 유사한 교육을 진행했다.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를 만난 의사들은 무기경쟁이 핵으로 인한 멸종의 파국으로 세계를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력은 상당한 영향을 나타냈다. 고르바초프는 그의 회고록에서 무기경쟁을 끝내기 위해,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해서 일련의 주도적인 제안을 할 때 핵무기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의사들과의 만남의 결과였다고 서술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전세계의 사람들은 의사들이 핵전쟁을 예방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책임과 역할이 있다고 인식했으며, IPPNW는 1985년 노벨상을 받았다.

냉전 종식 이후 의료인들은 이러한 주제에 대한 관심이 훨씬 줄어들었다. 의료인들은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과거 발생한 사실로서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렸을 뿐이었다. 우리가 이문제를 고려했던 한에서 다만 이란이나 북한국가 같은 “불량국가”나 테러리스트가 핵무기를 취득할 간능성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왔던 것이다. 말하자면 중대한 위험을 판단할 때,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 국가의 무기가 결정적인 위험이라고 인식했던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15,000개 이상의 핵탄두는 미국과 러시아가 95%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핵탄두 중에 약 2,000개가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는 대기상태에 놓여 있다. 이들 핵탄두는 15분 이내에 발사할 수 있으며 전세계의 어느 지역이라도 30분 후에는 모두 파괴할 수 있다.

이러한 무기는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다. 2002년 연구에서는 300개의 러시아 핵탄두가 미국을 향해 조준되고 있으며, 이들 핵탄두가 발사될 경우 7천5백만명에서 1억명의 사람이 핵폭탄 폭파와 열폭풍으로 반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대중들의 건강체계, 상호협력의 네트웍, 전력망, 금융시스템, 식량배분 구조 등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비록 살아남았다고 할지라도, 핵공격이후 수개월이내에 미국의 광범위한 대중이 기근, 방사선, 역병, 기타 여러 요인들로 인하여 사망하게 될 것이다.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공격은 러시아에서 똑같은 참상을 양산할 것이며, 만일 나토가 전쟁에 개입한다면 유럽의 대중들도 똑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다.

이처럼 불가해한 직접적 효과는 단지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도시지역을 목표로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엄청난 양의 낙진(검은비)이 대기중에 발생할 것이고, 전세계 기후가 파괴될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현재 배치된 전략무기를 포함하여 일으키는 전쟁은 1억5천만톤의 낙진을 발생시키고, 이것은 세계의 온도를 평균 섭씨 8도 감소시킨다. 북미와 유라시아 지역은 마지막 빙하기의 기온이 가장 낮았던 시기이후 18,000년동안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최대 섭씨 30도까지 온도가 떨어질 수 있다. 식량생산은 붕괴할 것이고, 인류의 광범위한 대중들이 굶어죽고, 결국은 멸종될 가능성도 발생하는 것이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25년간 미국과 러시아간의 전쟁에 대해 그렇게 우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위기가 심해지고, 푸틴 대통령이 핵위협을 반복하면서 이러한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만일 핵무기를 자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실제 핵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제적인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최소한 모스크바나 워싱턴이 이미 상대방이 공격하고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핵전쟁을 시작하려 했던 1979년 당시보다 5배나 더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주요군부 세력은 사이버테러리스트가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더 많은 제한이 있긴 해도, 인도나 파키스탄 간에 발생하는 국지적 핵전쟁 같은 경우라도 전세게에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긴 마찬가지다. 연구에 의하면, 전세계 핵무기의 0.3%에 불과하더라도, 히로시마 폭탄의 100배에 해당하는 폭탄을 사용한 한번의 전쟁으로 전세계 온도가 평균 섭씨 1.25도 하락한다. 이런 광대한 기온 교란은 전세계 농업생산을 엄청나게 감소시킨다. 이때 약 8억명의 사람이 영양부족상태가 되고, 식량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살고 있는 3억명의 사람도 식량부족을 겪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는 최근의 경제성장에서 소외된 약 10억명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이런 모든 사람들 대략 20억명이 국지적 핵전쟁의 결과 초래된 “핵기근”의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같은 파국적 위험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전세계 여러 국가의 정부는 지난 3년간 함께 소위 핵전쟁의 인도주의적 영향이라는 의학적 결과를 토론하는 일련의 특별한 회의를 개최해 왔다. 전세계 116개국이 국제법의 핵심적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협정을 촉구하는 인도주의 선언( the Humanitarian Pledge)에 서명하였고, 아직 핵무기 보유를 금지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핵무기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의료인들이 이러한 운동을 촉진하는 것에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미국의사협회는 최근 모든 국가에 “핵무기 폐지와 금지”를 촉구하는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세계의사협회는 10월의 모스크바 회의에서 비슷한 결의안을 준비하고 잇다. 의사들은 이러한 결의안에 서명할 필요가 있으며, 상상할 수 없는 파국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핵위험에 대한 위험천만한 자기만족이 증가하고 있는 전세계를 향한 경고의 소리를 높여야 한다. 우리는 다시한번 우리의 환자들, 일반대중들, 정치지도자들에 대해 핵전쟁의 의학적 결과와 사용되기 전에 이러한 핵무기를 폐지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2015년 10월14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