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출처 ;
http://monthlyreview.org/2015/12/01/reconstructing-marxs-critique-of-political-economy-from-his-london-notebooks/
원저자 : 코헤이 사이토Kohei Saito
(코헤이 사이토는 최근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베를린-부란데부르크 과학아카데미the Berlin-Brandenburg Academy of Sciences에서 마르크스의 자연과학에 대한 노트 정리를 돕는 메가MEGA부문 연구자로 초빙되었다.)
루시아 프라델라Lucia Pradella의 <세계화와 정치경제학 비판 ; 마르크스 저작에 대한 새로운 통찰>(London: Routledge, 2015)에 대한 서평
2012년에 마르크스 엥겔스의 완결 저작에 대한 새로운 역사비평적 편집본의 두 번째 부문 즉 마르크스-엥겔스-저작집(MEGA)이 마침내 완성되었고, 자본론의 모든 편집과 원고를 엥겔스의 편집작업과 마르크스 본래의 이론적 발전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남은 세가지 부문은 절반정도만 완성했으며, 베를린 부란덴부르크 과학아카데미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 과정의 완결은 최소한 별도의 20년이 필요한 상태이다. 비록 이 목적을 달성하는 편집작업도 상당히 어렵지만, 재정도 올해 말에나 가서야 가능한 상태이다. 베를린 팀은 이제 2030년까지 프로젝트 기간을 연장하여 꽤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도, 남아있는 저작집을 편집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설상가상 작업의 상당부분이 마르크스의 여행단편이나 발췌문으로서 아직 어떤 언어로도 출판된 적이 없다. 이런 의미에서 향후 MEGA프로젝트가 지속되어야 하는 중요성의 특징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노트의 출판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노트를 통해서 우리는 마르크스가 완결 짓지 못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아직 지난 수년간 마르크스의 노트를 연구한 학자들에게 나타난 새로운 경향 중에 일치하는 내용은 없다. 케빈 엔더슨Kevin Anderson의 <변방의 마르크스Marx at the Margins>나 헤더 브라운Heather Brown의 <마르크스와 성Marx on Gender>과 같은 저작이나, 필자가 먼슬리리뷰에 기고했던 <리비히에 대하여>같은 논문은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생태학, 성, 반식민주의의 이론적 내용들이 과소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1)
루시아 프라델라Lucia Pradella가 새롭게 펴낸 저서는 마르크스 발췌문의 의미 있는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이전의 저서들이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확장하기 위해 비경제적 내용의 노트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었다면, 프라델라의 새로운 저작은 1850년대 초반부터 작성된 경제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 프라델라의 저서는 영어권 독자들에게 마르크스의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런던 노트London Notebooks를 통해 이런 내용에 대한 개괄을 제공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마르크스를 추구하는 MEGA연구의 현재의 흐름에 종속”되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176) 런던노트의 출판본과 비출판본 모두를 이용하여 프라델라는 런던왕립대학의 정치경제학 강사로서 정치경제적 관점의 일관된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마르크스의 세계화 비판을 재구축하고 있다. 프라델라는 또한 데이빗 하비David Harvey나 사미르 아민Samir Amin 등에 의해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는 견해, 즉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기 완결적 국민경제만을 다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중심주의”경향을 나타내고, 자본주의 불균등 발전을 분석할 수 없다는 내용을 문제 삼고 있다. (2~3)프라델라는 하비나 아민과는 반대로 마르크스가 연구한 자본주의 발전 법칙은 구조적으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분석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라델라는 당대의 잡다한 무리들에 대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이 시행된 전후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세계화된 자본주의 비판을 위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
1장 “세계화 : 경제학과 정치학의 관계”에서 프라델라는 아담 퍼거슨Adam Ferguson, 아담 스미스Adam Smith, 데이빗 리카도David Ricardo 등의 저작들에 나타난 고전경제학의 주요 흐름을 추적하면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의미와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작업을 시행하였다. 프라델라는 이들 고전 저작이 자본주의 사회관계와 계급적대감의 무시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유럽중심주의를 지적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특정 발전단계로서, 또 역사 자체의 자연적인 문명화 과정에서 정점으로 자본주의가 나타나는, 역사의 직선적 합목적적 개념으로 판단한다. 프라델라는 인도사회에 대한 프랑스와 베르니에르François Bernier의 여행보고서 같은 문서들이 얼마나 고전 정치경제학자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는지, 또 그들의 선배들인 중상주의자들의 공개적인 식민지 논의를 새롭게, 더군다나 더욱 정교한 형태로 재생산 할 수 있었는지를 확신시켜주고 있다.
프라델라가 2장 “헤겔, 제국주의와 세계역사”에서 논의한 것은, 비록 헤겔 조차도 완전하게 고전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헤겔이 시스몽디J(ean-)C(harles-)L(éonard) Simonde de Sismondi의 정치경제비판을 읽었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헤겔은 시스몽디의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원리들 Nouveaux Principes d'economie politique〉을 1819~1820년의 <법철학 Philosophy of Right>에 결합하여 편집하였으며, 시민사회를 향한 그의 논조를 의미 있게 변경하고 있다.2) 시스몽디를 읽은 후에 헤겔은 진지하게 시민사회의 모순에 직면하였으며, 자본주의를 역사적으로 특수한 체제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민사회의 “폭도rabble”에 대한 개념은 이러한 모순의 검증인 것이다. 그러나 프라델라에 따르면 헤겔은 여전히 유럽중심주의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전자본주의 사회의 분석에서 공개적인 식민관점을 채택”하였다.(58)
역사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확장구조에 의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해 참된 비판적 분석을 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3장 “국가에서 정치경제학으로 이어지는 마르크스의 비판”에서 프라델라는 쿠르쯔나흐, 파리, 맨체스터 시기동안 작성된 마르크스의 다양한 노트를 분석한다. 마르크스가 유럽중심주의에 빠져 제한된 국민경제만 다루고 있다는 견해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바로 3장이다. 예를 들면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정치경제학의 국민적 체계The National System of Political Economy>에 대해 1845년에 작성한 마르크스의 원고논문은 국제관계의 여러 문제를 인식하고,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주요 법칙요소로서 새로운 자본주의 국가의 발전뿐만 아니라, 역사의 결정론적 관점을 적용하지 않은 서유럽의 다양한 발전형태를 평가하고 있다.(76~77) 더군다나 <독일이데올로기The German Ideology>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사회조직과 착취의 여러 형태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할 의도를 갖고 있었으며, 비록 아직도 유럽의 역사적 변화에만 초점을 두는 상태였지만 “구조적으로 역사에 대한 단선적 접근을 배제하였다”,(81) 프라델라는 1848년의 혁명당시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식민지국가를 다루지 않았으며, 슬라브인들을 “역사없는”존재로 기술한 것을 인정하였으나, 이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유럽중심주의”때문이 아니라, “과도한 혁명적 낙관주의”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88)
책의 가장 독창적인 부분으로 프라델라는 마르크스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터닝포인트”가 런던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 마르크스는 자본투자와 이주의 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식민정책 필요성을 주장했던 리카도의 화폐수량이론과 에드워드 웨이크필드Edward Wakefield의 저작 등 고전경제학의 다양한 저서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국가기반 접근을 극복하였다. 마르크스의 런던 노트 중 존 밀라John Millar의 <사회의 서열특징에 대한 논의Observations Concerning the Distinction of Ranks in Society>와 라플레스Thomas Stamford Raffles의 <자바역사>등에서 마르크스가 발췌한 내용 등, 아직 출판되지 않은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프라델라는 비서구 사회에 대한 마르크스의 관심이 가족의 가부장적 보편본질의 상식적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베르니에Bernier의 동양적 전제주의Oriental despotism>가 이미 1850년대 초반에 상대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르크스의 아시아 국가의 사회구조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는 서유럽의 반자본주의 투쟁과 함께 반식민지 운동의 연계 속에 반영되고 있다. : 즉 1853년 뉴욕데일리 트리뷴New York Daily Tribune의 기사에서 마르크스는 인도사람들에게 “모두 함께 영국의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촉구하고 있다.(122)
마지막 장 “자본을 향하여”에서 프라델라는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이 그룬트리세Grundrisse와 1861년, 63년 초고를 거쳐, 자본론 초판에서 정점을 찍으면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녀는 여기서 마르크스의 개념 변화에 초점을 둔다. 마르크스의 원래 의도는 1858년 시장경쟁을 추상화한 “자본일반”, “국가”, “외국무역”과 “세계시장”을 분리한 6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자본”범주의 수정으로 <자본론>에서 서술된 내용과는 다른 영역을 포함시켰다. 그것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세계화 완결 체제의 분석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선진 국가들의 자본가 계급에 의한 착취를 프라델라가 지적한 바와 같이, 보다 국제적인 접근점을 발견할 수 있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자본가들은 보다 증가한 국제평균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거나, 사회적 필요노동의 절감비용으로부터 잉여이윤을 획득할 수 있다. 반대로 저발전 국가의 부르주아지는 착취구조의 확대 강화와 노동자계급의 심각한 빈곤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노동일의 연장을 통해서 절대적 잉여가치를 증가시켜 이 격차를 해소하도록 강요당한다.(152) 프라델라에 따르면 <자본론>의 이러한 전제는 “노동자계급 빈곤화 절대법칙”하에서 자본주의 내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불균등하고 결합된 발전 양상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172) 그녀는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이로부터 자본주의 대안 수립을 위해 국제적인 노동자계급 운동의 출현을 예상한다.
프라델라의 마르크스 노트에 대한 연구는 이전 동독 할레의 MEGA편집그룹에게도 빛을 비추고 있다. 동독 할레그룹에 대해선 현재 독일의 마르크스주의자들조차 전체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서독에서 출판된 런던 노트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저서의 하나인 슈라더Fred E. Schrader의 <구체제 부활과 혁명Restauration und Revolution>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불운하다. 이 책은 마르크스가 노트 8권에서 웨이크필드와 리카도의 비판을 통해 “이윤”의 기원을 결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쟁을 해야만 했는지 아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서 마르크스는 객관적인 범주로서 “이윤”의 존재를 전제하면서, 외국무역을 통한 “초과이윤”문제에 대해 유일한 초점을 두는 것을 반박하고 있다. 확실히 프라델라는 마르크스가 여기서 “처음으로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와 임금가치를 구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100) 그러나 슈라더가 신중하게 논증한 바와 같이, 마르크스는 노트 8권에서 이 생각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노트 8권의 “초과 이윤”에 대한 논의는 “이윤”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에 실패한 시도의 실제적인 부분이다.3) 그러나 프라델라는 이점을 강조하는 것에 실패하였으며, “초과이윤”이라는 범주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국제관계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만 제시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마침내 프라델라는 케빈 엔더슨Kevin Anderson이 1850년대 이후 마르크스의 발췌문(7)을 “무시”했던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것이고, 엔더슨의 <변방의 마르크스Marx at the Margins>가 1853년 인도네시아에서 쓴 마르크스의 노트 하나에만 의존하여 논쟁점을 제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엔더슨은 실제로 마르크스의 런던 노트가 토지소유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마르크스가 인도에 대한 영국의 지배를 비판하는 글속에서 이 노트를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아시아 전자본주의 사회의 성평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내용이 있다는 점을 인식 하고 있었다.4) 엔더슨은 후기 발췌문에 초점을 두면서 “새로운 마르크스”에 걸맞는 이론적인 “파열”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 즉 그의 주장은 많은 뉘앙스를 담고 있다. 마르크스의 광범위한 발췌문은 자본주의 비판을 달성하려는 아주 어렵게 노력한 문서이다. 결국 프라델라는 런던노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정치경제학 비판의 이론적인 일관성을 옹호하기 위해, 마르크스의 저작에서 나타난 양면성을 때때로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든 점들에도 불구하고 프라델라의 책은 마르크스의 노트가 전체적으로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대한 비판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녀의 주장은 좀더 자세하게 검토할 가치가 있으며, 그런 이유에서 마르크스의 유산에 대한 폭넓은 접근보장을 돕고, MEGA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Notes
1. .Kevin Anderson,Marx at the Margin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0); Heather Brown,Marx on Gender (Leiden: Brill, 2012); Kohei Saito, "The Emergence of Marx's Critique of Modern Agriculture,"Monthly Review 66, no. 5 (October 2014): 25-46.
2. .There is apparently no direct reference to Sismondi in Hegel's texts, and it is doubtful whether Pradella succeeds in grounding her claim. Hegel's critique of the modern market in hisPhilosophy of Rightseems to showcontinuation from his earlier critique elaborated in his Jena writings. G. W. F. Hegel,The Philosophy of Right, trans. T. M. Knox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52).
3. .Fred E. Schrader,Restauration und Revolution: Die Vorarbeiten zum “Kapital” von Karl Marx in seinen Studienheften 1850.1858 (Hildesheim: Gerstenberg, 1980), 156.
4. .Anderson,Marx at the Margins, 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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