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사람들은 왜 진보는 무능하고 보수는 유능하다고 생각하는가](독후감)

파랑새호 2016. 12. 4. 22:36

[사람들은 왜 진보는 무능하고 보수는 유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장신기 지음, 시대의창, 2016년 2월 초판1쇄


저자는 왜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야당이 졌는가의 문제제기로 시작한다. 사회적 배경으로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이 있었으며, 이로인해 10년 사이에(2012년)“저소득층 내에서 보수후보 지지율이 18.8% 포인트 상승”했다. 따라서 저자는 “진보가 보수의 정치적 자살골 행위로 어부지리를 얻어 특정 선거에서 진보가 승리”할 수 있지만, “그러나 이는 진보가 자신들의 실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보수가 진열을 재정비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전제한다. 한국사회는 ‘진보의 약화와 보수의 강화 현상’이 자리 잡았으며, 진보진영 사람들은 보수화된 사람들의 마음을 잘 모른다고 주장한다. 이런 평가가 지금도 가능할 까 갸우뚱할 수 있으나, 이 평가가 맞다면 박그네 탄핵으로 발생한 현상은 보수가 전열을 정비하면 다시 역전될 수도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저자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내린 ‘보수가 지배하는 현상’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사고 경향은 다음과 같이 5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1) 진보는 종북이다. = 진보는 무능하다. 소위 퍼주기 담론. 진보는 북한에 퍼주기를 해서 북한집권 세력만 유리하게 하고 북한주민들의 고통은 외면하였다.

2) 진보는 시끄럽다.(비실용성, 무책임성, 비현실성)

3) 보수=현실=경제, 진보=이상=민주라는 이항대립적 틀로 이해

4) 진보는 정치적인 권위가 없다.

5) 진보는 국가를 약화시킨다.

또 한가지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정치에 대한 혐오 현상이 많다. 저자는 ‘정치혐오’를 예전부터 개인의 생존을 개인 스스로가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나타난 ‘위험 대상과의 연계 회피’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저가 볼 때 향후 진보에게 필요한 것은 1) 시야를 넓혀 보수 세력의 변화에 좀 더 민감해져야 한다는 점, 2) 보수 세력과 비교하여 우위에 있는 민주, 평화담론에 대한 재구성이 필요하고,(즉 예를들면 민주적인 통치방식이 훨씬 더 생산적이다), 3) 안보, 종북과 관련된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실 복지나, 경제분배 정책은 국가의 역할이 강화될 때 나타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가 주장하는 작은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특히나 핵무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에 대한 태도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으며, 평화협정에 대해선 주변국가 특히 미국정부에 협정 필요성을 촉구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저자가 지금까지의 여러 책들과는 달리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인터뷰해서 얻어낸 결과로 논의하기 때문에 상당히 현실적이고 생생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역사는 대단히 구체적이면서 복잡하고 다양하며, 대단히 점진적이면서도 비약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박그네 탄핵정국에서 보듯이 한국 사람들의 의식은 보수 일변도나 진보 일변도의 사람은 비교적 적다. 대다수의 사람은 아마도 진보와 보수가 혼재되어 있을 것이다. 북한 변수가 나타나면 위축되었다가, 눈에 보이지 않고, 피부로 의식할 수 없지만 민주주의 제도나 교육, 각종 풀뿌리 조직의 활동 강화가 부단히 증가하는 과정에서 이슬비에 옷 젖듯이 진보할 것이다. 역사는 절대 거꾸로 가지는 않는다는 것. 나는 이것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