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일본공산당의 강령개정

파랑새호 2020. 1. 22. 09:04

일본공산당의 제28차 당대회가 1월18일 끝났습니다. 이번에 일본공산당의 강령중에서 일부 개정이 있었는데, 이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산당은 원래 당 강령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실상 철학과 행동방침을 규정한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번의 강령 일부개정은 강령 제3장 세계정세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기본으로 해서 제5장 미래사회론의 일부를 개정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공산당의 시이가즈오 위원장은 “강령전체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으로 주장”합니다. 그가 밝힌 당 강령 개정의 의미는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21세기 세계의 발전방향을 규정. “인민의 투쟁이 역사를 만든다.”는 관점이나 과학적 사회주의 관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 “지구화, 세계화”과정에서 일본의 투쟁은 세계의 투쟁과 직결한다면서, 21세기 투쟁과제를 새롭게 명기했는 바, “1) 핵무기 없는 세계의 지향, 2) 평화로운 지역협력의 발전, 3) 젠더 평등을 둘러싼 국제적인 인권보장의 발전, 4) 빈부격차의 시정, 5) 기후변동의 억제, 6) 모든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평화로운 국제질서 확립” 등 6가지를 제기했습니다. 굳이 공산당이 아니더라도 구구절절 반대할 이유가 없는 21세기 과제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은 21세기의 과제를 3가지로 제시했는데, 1) 지구와 인류의 공존, 2) 모든 종교의 배타성 해소, 3) 학문의 생활화입니다. 비교해보면 학자로서의 고민이 묻어나는 과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저는 일본공산당의 21세기 과제가 더 맘에 듭니다.
셋째, 중국에 대한 인식을 수정하여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탐구를 시작한 국가”로서 규정했던 강령의 표현을 삭제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이번의 강령에서 가장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공산당은 이전 강령에서 현재의 세계는 “두 개의 체제가 공존하는 시대, 즉 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체제가 공존하는 시대"라고 규정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규정이 달라지니 사실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체제의 가장 큰 축"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일본공산당은 "중국은 새로운 대국주의 패권주의의 오류에 빠져있다."고 주장합니다. 근거로서 1) 핵무기 폐지에 역행하는 점, 2)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패권주의적 행동의 심각성, 3) 국제회의에서 민주적 운영의 유린, 4) 홍콩,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의 인권침해 심각성 등의 4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에서는 “중국에 대한 표현을 삭제한다면 도대체 중국을 어떤 경제체제로 봐야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당의 공식입장은 "어떤 경제체제를 채택하는 가의 문제는 그 국가의 자주적 권리에 속하는 문제이며, 기본적으로 내정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개별 연구자나 개인이 견해를 서술하는 것은 자유지만, 정당으로서 특정 판단을 표명한다면 내정문제에 대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공산당은 "내부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경제체제에 대한 판단 평가를 공개하지 않는다. 내정불간섭이라는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야 말로 중국의 대국주의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이 도리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https://www.jcp.or.jp/akahata/aik19/2020-01-16/2020011609_01_0.html?fbclid=IwAR2qsQ2FvB0RBLfSJAxcb6MuDc9WmkQwNMi3hwO8lGqD0qKQunLH1uFvt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