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환경문제

[볼 수 없는 공포 - 방사선 내부피폭](見えない恐怖 - 放射線内部被曝)

파랑새호 2020. 8. 1. 23:44

[볼 수 없는 공포 - 방사선내부피폭](えない恐怖 - 放射線内部被曝), 마츠이 에이스케(松井英介), 旬報社, 2011

 

이 책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발간한 책입니다. 저자는 호흡기 전문의 같습니다. 경력에 기후(岐阜)의과대학 조교수라고 나옵니다. 책의 내용 전부를 소개하려면 너무 양이 많아지니 일부만 소개하려 합니다. 

 

방사선 피폭에 대한 책들을 읽다보면 대개 처음에는 방사선의 특징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대체로 내부피폭에 초점을 두는 책들은 방사선의 특징을 물질 투과력에 두기 보다는 방사선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의 특징을 구별할 때 전자를 원자핵에서 떼어내는 에너지의 세기에 초점을 맞추고 유전자 손상을 비롯한 세포손상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방사선의 종류별로 파동과 입자를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종합하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방사선의 건강피해를 공부하는 데 더 유용하다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의 방사선 설명이 좋았습니다.

 

저자는 방사선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엑스선은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과 동일한 성질을 갖고 있어, 직진, 반사, 산란, 간섭이라는 물리적인 특징은 공통적이다. 아울러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약해진다.’라는 중요한 성질이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거리가 두 배가 되면 4분의1이 되고, 3배가 되면 9분의1, 4배가 되면 16분의 1로 에너지가 약해진다.“

 

방사선은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는 것과 입자의 성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외부피폭은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는 감마선이나 엑스선이 문제가 되고, 호흡이나 음식을 통해 방사성물질을 신체로 섭취하는 내부피폭은 입장의 성질을 갖는 알파선이나 베타선 특히 가장 강력한 작용을 하는 알파선이 문제가 된다.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은 우라늄, 플루토늄, 라듐 등이다. 원수폭 실험에서 죽음의 재를 접한 사람들, ‘열화우라늄 무기의 피해를 입은 아이들, 원자력발전소 및 방사성폐기물재처리시설의 주변주민 아이들의 건강피해도 주로 알파선과 베타선의 내부피폭이 원인이다.”

 

즉 방사선 중의 감마선이나 엑스선은 파동형태, 알파선, 베타선, 중성자선은 입자형태를 나타냅니다. 내부피폭을 중심에 두고 고려한다면 주로 입자형태인 알파선과 베타선이 훨씬 더 중요한 셈입니다. 저자는 핵재처리시설이나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 아이들의 건강피해는 주로 내부피폭으로 인한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특별히 알파선과 베타선의 물리적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알파선은 40마이크로미터 내에 420만 전자볼트를 방출한다. 분자나 원자를 이온화 하는 것에 필요한 이온화 에너지의 평균은 32.5전자볼트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거리(비정) 40마이크로미터 반경 내에서는 거의 10만개의 이온화가 발생한다. 산소를 운반하는 세포인 적혈구의 크기는 약8마이크로미터이고 림프구도 동일한 크기다. 예를 들면 몇 마이크로미터라든가, 좀 더 작은 단위인 몇십 나노미터 정도 크기의 우라늄 입자가 신체로 흡수될 경우, 산소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물에 녹든가 아니면 녹지 않든가 결정되고, 녹는 것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신체 속에 남아 1개 지점(부위)에 머물러 있는 경우 끊임없이 사방팔방으로 알파선을 방출한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라늄-2385마이크로미터 정도 크기의 입자는 17시간에 1회의 비율로 붕괴하고 알파선을 방출한다. 하루에 1회나, 2일에 3회 정도로서 년간 500회에 도달한다.”

 

저자는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ECRR, ICRP, 일본정부의 리스크 모델을 비교합니다. 그림에서 보면 ICRP는 문턱값 없는 직선모델, 소위 LNT모델을 채택하고 있죠. 반면 ECRR의 리스크모델은 저선량에서 리스크가 올라가는 위로 볼록한 곡선형태를 나타냅니다. 일본정부는 일정한 문턱값을 전제합니다. 방사선의 건강피해에 문턱값이 있다는 것은 일정한 선량 이하에서는 건강피해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ICRP의 리스크 이론과도 맞지 않습니다. 아무튼 그림과 같이 저선량에서 피폭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것은 선량을 중심으로 논의한다기보다는 피폭의 형태, 즉 내부피폭이냐 외부피폭이냐 라는 기준을 최우선합니다. 여기서 ECRR2010년 권고문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ECRR은 외부피폭에 대해선 ICRP와 거의 입장차이가 없습니다만, 내부피폭을 무시하는 점에 대해선 상당히 비판합니다. 내부피폭을 고려한다면 현재 ICRP의 리스크 모델보다 훨씬 더 많이 올려야 한다고 주장 합니다.

 

그리고 핵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우선 핵발전소의 연료인 우라늄-235에 대해 설명합니다. 핵발전소의 연료는 우라늄-235입니다. 우라늄을 땅에서 채굴 할 때 우라늄235의 함유량은 0.7%밖에 없고, 나머지 99.3%는 우라늄-238입니다. 천연우라늄을 핵발전소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라늄-235의 농도를 4% 전후까지 높여줘야 합니다. 이를 농축작업이라고 합니다. 농축작업을 반복하면 고농도의 우라늄-235도 만들 수 있고, 농도가 90% 이상이 되면 히로시마형 원폭과 동일한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핵발전소의 연료와 핵폭탄의 차이는 우라늄-235의 농도차이 입니다. 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이 혼합된 연료우라늄을 태우면(핵분열시키면) 우라늄235는 죽음의 재(핵폐기물)가 되고, 우라늄-238은 약 60%에서 70%가 플루토늄-239와 플루토늄-241로 변합니다. 우라늄-238은 탈 수 없는 우라늄, 혹은 타기 어려운 우라늄으로 불리지만 중성자 1개를 받으면 플루토늄-239로 변하고 이것은 우라늄-238과는 달리 반응이 격렬하게 높아지면서 대단히 타기 쉬운 물질로 변해버립니다. 이런 점을 이용한 것이 바로 나가사키 핵폭탄의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출력 100만킬로와트 경수로를 1년간 운전하면 발생하는 경우 약 30톤의 사용 후 핵연료 속에는 약 300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핵폐기물 특히 핵발전소에서 다 태우고 난 핵연료의 처분 보관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우라늄-235가 변한 죽음의 재와 우라늄-238이 변한 플루토늄-239는 전부 연료봉에 고스란히 남게 되고, 일단 이것을 핵연료 저장수조에 보관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월성은 가압수형이라고 해도 중수로를 이용한 핵발전소라서 연료봉의 형태가 다릅니다. 월성은 위에서 설명한 우라늄-235농축 과정이 없습니다. 그냥 천연 우라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또 농축한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면 연료교체 시에는 완전히 가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중수로 원자로는 꼭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작업자들의 피폭이 엄청 올라가겠지만, 비용측면에서는 이 점만 보면 중수로가 경수로 보다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농축과정이 없다는 것과 가동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상당한 비용 상의 이점입니다. 그러나 중수로의 가장 큰 문제는 피폭이 일반 경수로와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 있습니다. 또 운영이 중단되 후에도 핵폐기물을 콘크리트로 차폐하는 건식저장 방식으로 보관하는데 이런 점들이 주민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자에 따르면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같은 비등수형 원자로 전기출력 100만킬로와트에서 필요로 하는 우라늄연료는 연간 23톤입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라늄 광석 약 11만톤이 필요합니다. 앞에서 설명했지만, 우라늄-2350.7% 밖에 안되기 때문에, 11만톤이라고 해봐야 농축을 한 23톤을 만들기 위해서 천연 우라늄 190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연료 우라늄의 4%가 우라늄-235라면 나머지 96%인 우라늄-238열화우라늄이라고 합니다. 우라늄 연료 23톤을 가동하고 난 후에는 사용후 핵연료로서 핵분열생성물이 650킬로그램이 나옵니다. 이외에 초우라늄원소(플루토늄, 아메리시움 등)이 약300킬로그램이 남고, 나머지가 우라늄(99%가 우라늄-238, 1%가 우라늄-235)입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핵발전소는 고준위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안전하다거나 싸다고 하는 주장은 다 거짓말입니다. 저자는 가동을 마친 후에 폐로를 해야 하는데, 당시 로서는 1기당 3,000억원을 예상하고, 또 폐기물 처리비용만 2,000억원이 든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 합계 5,000억원 입니다만, 우리나라 한수원에서는 고리 1호기 예상 해체 비용을 6,437억 원으로 잡았습니다. 시간이 경과한 것을 고려한다면 비슷한 금액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