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환경문제

후쿠시마 참사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

파랑새호 2021. 2. 9. 21:09

후쿠시마 참사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주로 재판과정에서 논의하는 내용입니다. 과연 도쿄전력이 관리를 제대로 했는가 하는 문제는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책임지는 범위나 주체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체로 쓰나미로 인한 모든 전원상실과 이로인한 냉각수 주입 실패로 인한 멜트다운이라는 인식이 많이 퍼져있지만, 이러한 판단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당시 후쿠시마 제1발전소의 원자로 내부 상황을 기록한 데이타에 기초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사람이 기무라토시오木村俊雄라는 사람입니다. 기무라 토시오는 제가 번역한 책 [핵발전소 노동자]에 소개가 아주 상세하게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도쿄전력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를 나와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원자로 운전 분야에 상당히 오랜 기간 근무했던 노동자입니다. 이 사람은 이미 2000년도 퇴직 당시부터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가 쓰나미에 취약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사람으로 말하자면 10년전에 이미 대참사를 예견했었습니다. 

 

현재 기무라는 후쿠시마현 다무라시의 주민들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의 증인으로 참여중입니다. 원자로에 대한 전문가로서 도쿄전력이 은폐한 진정한 사고원인을 재판을 통해 밝히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도쿄전력으로부터 격렬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기무라토시오가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을 담은 파일을 첨부합니다. 

후쿠시마사고분석-2.pdf
5.18MB

위 파일의 앞부분에는 노심유량데이타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도쿄전력이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도쿄전력의 핵심입장은안전상 중요 기능을 보유한 주요 설비는 지진시 및 지진 직후에도 안전기능을 유지한 상태였다.”는 점에 있습니다만, 기무라는 이런 평가를 하기 위한 데이터 자체가 부족하고,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평가방식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합니다. 그러면서 공식용어인 것 같은데요, '과도현상기록장치'를 언급합니다. 이 장치는 플랜트의 모든 계측 데이터를 1/100주기로 수집해서 계산기내부에 보존합니다. 1호기의 경우 10분간입니다. 당 데이터에 의하면 지진발생 130초 전후에 이미 노심유량이 제로였다는 겁니다. 노심유량은 냉각재의 자연순환에 의한 것으로, 노심의 냉각기능의 비율을 나타내는데, "노심유량이 제로"라는 것은 "노심의 냉각기능 자체가 상실"되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같이 비등수형 원자로(BWR)에서는 노심에 냉각재를 강제로 보내기 위해 외부에 재순환펌프(PLR 펌프)를 설치해놓지만, 외부전원상실사고 등의 이유로 재순환펌프가 정지한다고 해도, 노심내부에 남아있는 잔류열(붕괴열)로 인해 냉각재는 자연순환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밝힙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일본원자력 안전연구협회가 펴낸 [경수로발전소 개요 개정 제3]에 보면 이러한 노심내부의 자연순환 기능으로 인하여 출력의 50%까지 열을 제거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밝힙니다.

 

기무라는 냉각재의 자연순환 정지로 부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심각성은 연료가 드라이아웃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드라이아웃'이라는 것은 수분을 완전히 상실하여 건조 또는 과열한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지만, 핵분야에서는 원자로 연료표면이 증기류에 뒤덮혀 전열능력이 떨어져 연료표면 온도가 상승하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비등수형 원자로에서는 연료의 열부하로 인하여 냉각수가 증발하고 물과 증기가 혼재한 이상류(二相流, 일종의 혼합상태를 의미)가 발생합니다. 이상류 중에서 증기의 유량비율이 커지면, 연료표면에 접하여 있는 액막이 파단하고 연료표면이 증기로 뒤덮이면서 연료표면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연료표면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점을드라이아웃점이라고 부릅니다.

 

원자로의 사고시에는 감압, 유량저하, 수위저하 등으로 드라이아웃이 발생하고 연료파손에 도달할 우려가 발생합니다. 때문에 연료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드라이아웃 현상에 대한 예측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뭏든 이런 내용을 재판과정에서 증언하고 나자 일본 내에서 큰 잇슈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무라는 이런 내용을 꾸준하게 시민단체에서 강연활동을 해왔습니다. 

iwj.co.jp/wj/open/archives/167490

 

「原発いらんぜ 宇和島市民の会」木村俊雄氏 講演会 | IWJ Independent Web Journal

 元東京電力社員・木村俊雄氏の講演会「福島原発事故と私たちのくらし」が、9月7日(日)13時より、愛媛県宇和島市の商工会議所で開かれた。 かつて福島第一原発で最前線の仕事に従事

iwj.co.jp

그리고 정치평론가인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전 관료, 정치평론가)와 대담한 내용이 언론에 실렸는데, 이 대담이 핵심적인 내용을 아주 잘 담고 있어 이를 소개합니다.  대담 기사를 첨부합니다. 오른쪽 사진이 기무라토시오입니다. 

https://news.nicovideo.jp/watch/nw5981721

 

東電の隠蔽ぶりを暴く!【緊急対談】古賀茂明×元東京電力原発炉心技術者・木村俊雄「原発は

古賀茂明氏(左)と元東京電力原発炉心技術者・木村俊雄氏が、今も続く東電の隠蔽ぶりを暴く!元東電の原発炉心技術者である木村俊雄氏が『文藝春秋』9月号にて発表したあるリポート

news.nicovideo.jp

[대담내용 요약]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노심용융과 같은 중대사고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노심의 상태를 나타낸 자료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 특히 노심속 물의 흐름을 나타내는노심유량데이타는 중요함.

 

그러나 [일본국회조사], [정부사고조사] [민간사고조사] [도쿄전력자체조사]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를 조사하는 위원회는 모두 4개였지만, 어떤 조사에서도 노심유량데이타에 근거한 검증을 하지 않았음.

 

연유를 조사를 해보니 도쿄전력이 데이터를 은폐했기때문에,  4곳의 사고조사 모두 도쿄전력이 공식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음.  이런 이유로 어떤 사고조사에서도 노심유량데이타의 검증이 가능하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임.

 

이에 따라 2013 7월에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전력에 데이터 공개를 촉구했던 것이지만모든 자료를 공개했다.”면서 시종일관 전혀 대응하지 않았음.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그만 자료의 존재를 부정했는데도 당시 히로세나오미廣瀬直己사장( 부회장) 오염수 문제에 대한 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에 나와 기자가 공개하지 않은 자료가 있는 것인지 질문하자 모든 자료를 공개한다 답하면서 그냥 담백하게 노심유량데이타를 제출했음. 

 

이렇게해서 노심유량 데이터를 점검하자 놀라운 점을 발견. 데이터를 기초로 사고후의 1호기 설비 거동해석평가를 했던 , 지진발생까지 노심속에 시간 18,000톤의 냉각수가 흐르고 있었지만, 130 후에는 유량이 제로가 되어 버렸던 것임. 노심에는 냉각수를 보내기 위한 젯트펌프가 20대나  설치되었지만, 20 모두에서 유량이 제로부근 값을 나타내고 있었음.(역자주 ; 제트펌프는 앞의 재순환펌프를 가리킴) 이는 바로 핵연료집합체의 발열과 냉각의 균형이 붕괴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것임. 보통 전원상실로 펌프가 중단되도 노심은 아직 뜨겁기 때문에, 내부의 물은 열대류현상으로 자연순환한다. 이로인해 비등수형 경수로에서는 노심출력의 50% 정도는 제거할 있음. 유량이 제로라는 것은 이런 자연 순환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임. 이로부터 노심내부의 연료체 표면에 기포가 들어차게 되고 냉각이 어려워져 연료체가 차차 붕괴해버리는 것임. 이것을 드라이아웃이라고

 

말하자면 쓰나미 이전에 1호기는 붕괴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임. 멜트다운의 원인은 쓰나미가 아니라 지진이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쓰나미가 원인이 아니었다.라든가, 지진이 원인이다.라는 표현보다는 지진 발생 130 뒤에 드라이아웃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표현이라고 설명함. 왜냐하면 이것도 1호기 원자로격납용기 등을 상세하게 검증하지 않는 이상 아직 확증을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임.

 

다만 냉각수의 자연스러운 대류현상이 유지되지 않았다는 것은 예를들면 지진동으로 미세한 균열이나 파손이 발생했고, 물이 그곳으로 누설지점을 향해 흘렀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한 판단인 것임. 이것은 예를들어 맥주켄에 작은 구멍을 내면 그곳으로 맥주가 쏟아져 나오는 현상과 같은 것임과거의 핵발전소 사고의 예를 근거로 말하면 노심을 둘러싼 형태로 배열되어 있는 젯트펌프계측배관이 파손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임. 관은 손가락 크기정도로 가늘기 때문에 진동에 대단히 취약함

 

이런 점에 대해선 전력회사나 핵발전소 설비 제조업체 모두 알고 있는 내용으로서, 실제 제너럴일렉트릭은 제트펌프 계측배관의 진동으로 인한 피로파괴가 과거에 3건이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음.

 

노심 유량 계측 시스템에는 '로우 필터링'이라는 회로가 내장되어 있음. 제트 펌프의 전기 신호에는 노이즈가 있어서, 노심 유량이 적으면 제로 이하가 되기도 하는 데, 이것을 로우 필터링을 통해 제로에 맞추는 것임. 

 

도쿄전력에서는 이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 지진발생 130초후에 노심유량이 제로라는 것은 로켓필터링 처리 결과에 불과하다. 자연순환이 멈춘 것이 아니다.” 아울러 도쿄전력은 이러한 유량계측시스템의 기초적인 지식도 알지못했는가라면서 기무라를 바보취급. 이런 사람의 데이터분석은 신용할 없다고 무시해버리는 것임. 

 

이에 대해 대담자인 고가 시게아키는 "이런 것은 도쿄전력의 작전이다. 기무라와 논쟁을 하게 되면 몰릴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평가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기무라는 전문가인척한다.면서 이런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쓸데없다는 인상을 지우려는 것이다."라고 의견을 제시함. 

 

기무라는 이에 대해 아무리 도쿄전력이 자신을 이렇게 취급해도 핵발전소가 정지직후에 노심유량이 제로여도 자연대류 현상은 남는다. 사실에 대해 일본에서 처음으로 논문을 작성한 사람은 기무라 자신이었다고 밝힘. 90 후반이었음 논문은 공식문서로 국회도서관에도 보관되어 있음. 이런 자신을 무식하다고 취급하는 것에 대해 기무라는 "그만 해라. 원한다면 공개석상에서 도쿄전력의 도쿄대출신 엘리트들과도 정면토론을 해도 좋다. 상대가 누구이든 상관없다."고 밝히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