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파일이 공개된 이 시점에서 향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 추정해 본다.
엑스파일 공개는 1타 4피다. 삼성, 언론, 검찰, 한나라당이 주요 대상일 수 있다. 지금은 어떤 시기인가 ? 천정배 법무장관, 김승규 국정원장, 신기남 국회정보위원장이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시기이다.
삼성은 지금까지 '무노조경영', '세습경영' 등으로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이것보다는 독재정권을 거쳐 김영삼, 김대중이 집권해도 여전히 막강한 자금과 기술력으로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휴대폰 시장을 제압하고, 기타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 활동에서도 나타나 듯 이제 웬만큼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찰나였다. 이건희회장은 정주영이나 기타 재벌그룹과 달리 부정적인 이미지 관리를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 한 시점이었다. 이 시점에서 삼성이 택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공정거래법 헌법소원을 일단 삼성이 자발적으로 취하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집단으로서 낮은 포복을 하겠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단 삼성의 반응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것이며, 삼성에 포진되어 있는 막강한 인력을 고려해볼때 충분히 싸울 가능성도 있다. 그와같은 삼성의 대응은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의 몰락을 자초할 뿐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의 주변에 삼성을 지원해줄 세력이나 사람이 전혀 없다.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파라다이스 섬이다. 바다는 온통 파도와 비바람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러한 풍랑으로 부터 완벽하게 벗어나 있는 파라다이스 섬이다. '섬'은 바다위에 떠있는 배와는 달리 풍랑이 심하게 몰아쳐도 흔들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해변이나 바닷가 근처 시설들이 풍랑에 조금씩 망가지고, 풍랑의 흔적이 남게되면서 파라다이스 섬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풍랑을 막아줄 방파제가 필요한 것이다. 삼성에게 있어 방파제는 삼성과 관련을 맺고 있는 중소기업들이다. 삼성과 관련맺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일방적인 취급을 당하고 있지만 찍소리 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 후려치기는 삼성의 가장 대표적인 수법인데, 중소기업 사장들은 술만먹으면 "씨벌, 개쉬키들"이라고 욕하기 일쑤다. 중소기업에게 있어 비지니스는 생존의 문제이다. 삼성에게 있어 비지니스는 부의 축적이다. 정경유착의 핵심고리는 삼성이다. 정치인, 검찰, 정당 등등은 모두 삼성과 관련맺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은 극소수의 삼성과 관련있는 보수세력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태이며, 결국 고립무원이다. 삼성은 죽어야만 살수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이회창 계열의 인사들이 반 박근혜 전선에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박근혜를 중심으로해서는 이번 엑스파일에 대해서 복잡미묘하게 반응할 것이다. 박근혜로서는 본인의 당내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놓을 수 있는 계기로 삼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체적으로 보면 너무도 많은 악재가 있기 때문에 정당지지도 등이 웬만큼 올라간다 싶으면 악재가 나타나는 형국이다. 과연 5-6공, 수구보수 세력이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재집권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비관이 나올수 밖에 없다. 괜히 한나라당에 있기 때문에 도매금으로 넘어가지 않을 까 불안하기도 한 실정이다. 특히 도시지역의 유권자들이야 한나라당의 전체 이미지와 개별 의원의 이미지를 혼동하지는 않겠지만, 농촌이나 중소도시에서는 어디 그러겠는가?(농촌을 무시한 발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제 서서히 분화의 싹을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 다음 대선을 겨냥해서는 어쨋든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보수라고 해서 다 같은 보수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같이 나갈수는 없다. 지금 한나라당이 분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금줄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상당수는 자금에 의한 여유있는 생활이 익숙한 사람들이지만, 장기적으로 그와같은 자금확보가 마냥 가능할 수 없고, 어차피 어렵다면 분화될 가능성이 많다.
검찰은 이제 검찰내에 남아 있는 5-6공 잔존세력, 또 재벌비호 세력을 솎아내는 상황에 처해 있다. 더군다나 천정배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는 현재의 상황이다. 검찰의 그동안의 권력으로 봐선 쉽지 않겠지만 그러나 엑스파일과 관련되어 있는 검사들의 경우 집중적인 언론의 타겟이 될 것이며, 법적으로도(특히 공직자윤리법)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어찌되었든 검찰은 권력과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조직이다. 권력과 독자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검찰의 시련은 시작된다. 그리고 권력과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필자는 검찰의 속성상 정부가 되었든, 정당이 되었든, 유력한 권력조직과 같이 나갈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그러므로 엑스파일 공개는 반정부적인 검사들을 솎아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으로서는 일단 중앙일보만이 문제가 되었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며 동아일보를 따라잡고 신문사 2위로 올라선 중앙일보, 이제 조선일보마저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앙일보는 어찌도었든 개망신을 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아침(25일) 한겨레 신문에 전 국정원이 미림팀장의 인터뷰기사가 실려 있다. "다른 언론사들도 마찬가지다" 연일 방송에서는 조선일보의 김대중 대책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엠비씨2580에서는 상당한 비중으로 이문제를 처리했다. 그 다음 칼날이 어디로 가있는 지는 분명한 것이다. 그러나 엑스파일 공개는 동아일보도 도매금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최근 동아일보는 조선일보보다 더 세다는 표현이 많고 실제로도 그렇다. 특정한 신문사를 대상으로 했다기 보다는 기실 조-중-동을 겨냥한 것이다. 만일 엑스파일의 2탄 3탄이 나온다면 조선과 동아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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