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책읽기

파랑새호 2005. 9. 29. 09:32

 

  같이 근무하는 젊은 직원들의 경우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업무가 과중해서 피곤하기도 하고 책에 흥미가 없기도 하고 이유는 많다.  특히 같이 읽기로 약속한 책마저 읽지 않을 땐 짜증이 난다. 어제 난 직원들에게 예전과는 달리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책을 읽어도 머리에 하나도 남는게 없다"고 푸념하는 젊은 선비들에 대해 꾸짖는 내용이 있다. 특히나 책읽기만을 전문으로 하는 선비들과는 달리 직장에 다니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러나 매일 한시간씩 책을 손에 잡고 있다면 "머릿속엔 하나도 들어오지 않더라도" 그냥 읽고, 또 읽는다면 그것이 책을 읽는 첫걸음이고, 그렇게 해서 책을 놓지 않게 되면 '경지'에 다다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견문을 넓혀주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래서 유흥준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는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 하는 사람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겠지만 책읽기를 소홀히 하면 단지 호구지책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호구지책'은 물론 과소평가될 내용은 아니다. 사람이 생업을 갖고 직장생활하는 것은 어찌보면 삶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 대하여 책읽기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호구지책'은 그저 '호구지책'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그것이 삶의 본질과 연관되어 있다는 그 깊은 사슬의 끝을 보지 못한채, 그저 빙산의 일각으로 보면서 인생을 휙 지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삶속에 녹아들어 있는 우리 인간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노동, 문화와 이념, 경제와 사회가 그저 한낱 차창밖의 풍경으로 지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책읽기는 삶의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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