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생명과 진화-1

파랑새호 2005. 11. 10. 13:26
LONG
 스티븐제이굴드가 주장하는 핵심은 다음 몇가지이다.
   1) 모든 생물은 우열이 없다.(고등, 열등의 개념 적용은 웃기는 소리다)
   2) 그러므로 생물의 진화는 열등에서 고등으로 진행되어 온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는 고등생물이 나타나게 된 필연적인 이유도 없다. 스티븐제이굴드가 거의 강력하게 주장하는 핵심내용은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는 것이다.(저자는 “진화는 한 집단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전환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법이 거의 없다. 그런 진화를 전문 용어로 <항상 진화 anagenesis>라고 하며 사다리, 연쇄, 선형성을 나타내는 비유들로 변화를 형상화한다. 그러나 진화는 정교하고 복잡하게 갈라지는 가지처럼 <분지 진화 cladogenesis>의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이상 위 ④의 책 95쪽)
   3) 스티븐제이굴드에 의하면 현생 생물은 모두 종, 속, 과, 목, 강, 문, 계라는 범주에 속해있고, 가장 큰 범주라 할 수 있는 ‘계’는 5가지로 나누어진다. 이 5가지는 구체적으로 동물계, 식물계, 균류계,(진핵생물계), 원생생물계, 원핵생물계(모네라계)이다. 유전 암호 해독기술의 발달에 의하여 원핵생물계의 핵심인 박테리아 계통의 진화적 계통도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박테리아는 태초의 생물이면서 동물계, 식물계, 균류계 모두를 합친 것보다도 많고, 극단적인 조건 속에서도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생물이다. “박테리아는 지배적 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면서, 오래되고 화려한 역사뿐만이 아니라 현재도 번영하게 만드는 수많은 이유들에 의해 그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다.”(이상 위 ④의 책 252쪽) 생물이 우수하다 혹은 우등하다는 ‘질’의 개념으로 볼 때  생물인 이상 생존능력으로 봐야하는데 그런 면에서 볼 때 박테리아는 탁월하다. 만일 ‘양’의 개념에서 보더라도 박테리아는 모든 현생생물의 뿌리이면서 동시에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침 한방울에 몇백만 마리, 흙 1그램에 몇십억 마리, 우리 몸에서 물의 무게를 뺀 꼭 10퍼센트는 박테리아의 무게란다.
 
  그리하여 스티븐제이굴드는 인간이나 포유류같이 ‘정밀한 구조’를 갖고 있는 생물들은 많은 부품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고장 나기 쉽고, 유연성이 적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향후 영원히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보던 저렇게 보던 ‘만물의 영장 인간’이라는 개념은 도대체가 비과학적이기 까지 한, 편견에 가득찬 개념이라는 주장이 뒤를 잇게 된다.
 
  현대의 생태운동가들이 보편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모든 생물은 나름대로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스티븐제이굴드의 주장과 완전히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스티븐제이굴드의 주장은 한번 경청할 만한 여러 가지 진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ARTICLE

모든 생명은 진화를 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진화란 무엇인가? 이런 물음들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아래의 책들을 권한다.

① [ 종의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 ] 윤성영 지음, 사계절, 2004년
② [ 진화 ] 칼 짐머 지음, 이창희 옮김, 세종서적, 2004년
③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스티븐제이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경문사, 2004년
④ [풀 하우스] 스티븐제이굴드 지음, 이명희 옮김, 사이언스 북스, 2002년

 

 위 ①,②는 진화론 일반에 대한 책이다. ①은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보이는데 알기 쉽게 핵심을 적고 있다. ②는 일반인을 위한 책으로서 ①보다는 더 많은 내용을 싣고 있다. 시간이 있으면 ②를 읽고, 바쁜 사람은 ①을 읽어도 무방하다.

 ③,④는 같은 저자인데, 번역자에 의하면 스티븐제이굴드는 현재 생물진화 분야에 권위있는 학자이다. (필자는 스티븐제이굴드의 책을 몇 년 전에도 한권 읽은 적이 있는데 [ 인간에 대한 오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필자와 같이 아이큐가 낮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내용이다. 아이큐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 ③은 버제스 혈암이라는 캐나다에서 발견된 화석들이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내용은 무엇인지, 그 이전에 버제스 혈암에 대한 해석들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이다. ④는 ③에서 주장한 내용을 보다 쉽게 서술한 책으로서 여러 가지 통계상의 비유와 스포츠나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가며 ③에서 주장한 내용을 반복한다. 그러므로 ④는 ③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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