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문제

새로운경영

파랑새호 2005. 2. 18. 09:30

  현재 한국에 나와있는 경영이론이라는 것이 대부분 일정한 규모와 자본을 전제로 한 내용이다. 돈없고, 규모도 보잘것 없는 기업단위에서 경영이론을 배운다는 것은 '허탈감'만 느끼게 한다. 물론 우리는 경영이론에서 많은 점을 배울수 있다. 조직문제, 이념의 문제,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의 문제, 경영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가 등등. 이 4가지는 경영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각 각의 경영주체들이 자신의 주체적인 조건과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만들수 밖에 없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경영이론은 자본과 규모를 바탕으로 '성공'한 경영이론만 있다.

  새로운 경영이론이라는 것은 위 4가지 경영의 핵심주제들에 대한 구체적 모습이어야 한다. 대기업자본과 외국의 다국적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조직만들기가 새로운 경영이론의 핵심이 될 것이다. 대기업자본과 다국적자본은 아마도 '이념'의 영역에서 상당히 힘들어 할 것이다. 생존해야만 하는 경영단위에서는 전략과 생산성향상이 상대적으로 힘든 과제이다. 사람들의 진지한 고민과 자발성, 창의성을 그 근본으로 삼지 않고서 미약한 자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없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미약한 자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경영이론은 없다. 살아남으려면 방법이 두가지 중 하나이다. 대기업자본이나 다국적자본에 종속되어 있던가, 아주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술을 갖고 있던가. 내가 속해있는 의료계통에서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술을 갖기가 어렵다. 굳이 이야기하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참신한 '서비스'가 있어야 할 것인데 참신한 서비스의 대부분이 또 돈과 인력이 들어가는 상황이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근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표방하면서 주로 노사관계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하고 있는 병원이나 기업을 볼 수 있다. 사실 '새롭다'는 것은 '오래된 것'과 동의어이다. 法古創新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새로운 패러다임은 더이상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가 적대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기업이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여러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도세력이 기존의 '경영진'에게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 미래가 불투명하다. 노동자와 경영진의 진지한 토론과 모색으로 탄생하는 패러다임이야말로 진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일단 생존이라는 급한 불을 꺼야 하고, 경영단위의 활동이  과정에서 부터 '사회화'되어 있어야 하며, 경영단위의 결과물 또한 '사회화'돠어야 한다. 이것이 전제가 되지 않고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에게 진정 새로운 것은 사회발전을 이루면서 미래사회의 모습을 지금 실현하기 위해 나타나야만 할 경영단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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