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김재록

파랑새호 2006. 4. 3. 17:36

  김재록에 대해선 일면식도 없고, 개인에 대한 정보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신문보도에 의하면 그는 한양대학교 강연에서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비록 참여연대에서는 "상임위원이라는 직책이 없으며, 김재록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적도 없다"고 했지만 본인은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의 386들에대한 비판도 했다고 전해진다.

 

  김재록은 현재 현대자동차의 탈법상속, 양재동 사옥에 대한 불법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나로서야 정보를 언론을 통해서밖에 접할수 없어서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한 실제정황은 전혀 알지 못한다. 다만 그가 한양대강연에서 했다는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다"는 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을 뿐이다.

 

  예전에 김종필은 말지와의 인터뷰에서 " 20대에 사회주의 사상을 모른다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40대에 사회주의 사상을 생각한다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재록은 김종필의 평가에 의하면 가슴도 있고, 머리도 있는 사람인가보다. 또 검찰에서도 김재록은 금융분야에 대한 해박한 전문가라고 인정했다고 한다. 김재록이 작성한 보고서는 대단히 수준높은 내용이라고 평가도 했다고 한다.  이런 정황에서 볼때 좌파에서 우파로 변신한 것은 말하자면 이런 표현으로 들린다. 즉 젊었을 때 이상에 빠져 사회주의를 꿈꾸었으나 세월이 흘러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또 사회주의 국가 자체가 망해버렸으니) 사회주의 사상을 버리고 현실에 적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김종필의 이야기도 바로 이점을 지적한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렇다면 이상은 무엇이고 현실은 무엇인가?

 

  아마도 이상은 모두가 잘사는 사회, 가난한 사람이 없거나 최소한 국가에 의해 관리되는 사회 아니겠는가?  또한 이런 관점에서 아마도 현실은 모두가 잘살수는 없다는 인식, 결국 불평등은 일정부분 불가피하다는 사실,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살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개 이런 의미에서 좌파와 우파를 구별하여 이야기 하는 것에는 모두가 동감할 것이다. 결국 좌파는 이 세상과는 동떨어진  사고를 하는 사람, 이 세상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는 사람이며, 이런 이유로 이미 사라져버린 신기루를 쫒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결국 우파라는 규정의 모든 귀착점, 종결점, 결론이라고 하는 것은 냉정한 이세상에서 자기자신에 의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당당하게 현실을 극복해가는 사람으로  귀결된다. 세상은 오직 스스로 돕는자만을 돕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세상은 오직 내 힘으로 만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은 내가 노력하지 않고서는 살수없다는 것이다. 우선 내가 노력해서 잘살고 볼일이라는 것이다.

 

 이세상을 살아갈때 노력하면서 살자는 이야기를 누가 부정하겠는가? 결국 무엇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김재록이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하여 그가 현재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은 현대자동차의 상속과 부지매입을 위해 "컨설팅"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김재록이 우파로 전향하여 냉철하게 현실을 깨닫고, 무지하게 노력해서 결국 현대자동차의 회장님일가가 상속을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적을 달성하였다. 우파에게 있어서 현실은 법과 제도에 대한 주도 면밀한 판단과, 돈을 많이 갖고 있는 조직에 대해 누구보다도 귀신같은 후각으로 돈의 흐름을 쫒아가 치부하는 것이다.

 

  백보 양보하여 꿈을 꾸면서 이세상을 살면 어떤가? 이 힘든 세상살이가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끔찍한 사실은 없다. 꿈이 아니라 허황된 망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도대체 인간이 세상을 한번 살기좋은 세상으로 바꿔보자는 것이 왜 망상이란 말인가? 세상을 살기좋게 변화시키자는 주장은 꿈을 꾸는 사람만이 가능한 것이며, 만일 그런사람을 통틀어서 "좌파"라고 한다면 나는 좌파이다. 세상이 좋게 변하는 것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허황된 사람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현실을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 힘든 현실에 대한 문제가 전적으로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 도대체 어떤 수준의 노력을 원하는 것인가? 어떻게 해서든 좀더 잘살아보려고 노력한 죄 외에는 없는 사람들에게 "니가 무능하고, 니가 노력하지 않아 세상살기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반인간적이고, 무식한 내용은 없다.  

 

  결국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다"는  주장은 그만큼 무식하고 반인간적인 주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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